검찰총장 "사법부 판단 불안…납득 어려운 판결"

머니투데이 김선주 기자 2010.01.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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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무죄 판결을 두고 검찰총장이 직접 사법부를 비판하는 등 법원과 검찰 간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검찰총장이 공개적으로 특정 판결을 비판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20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 총장실에서 긴급간부회의를 열고 "나라를 뒤흔든 큰 사태의 계기가 된 중요 사건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 나와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판결 내용을 보고 받은 뒤 "서울중앙지검은 항소 절차를 밟고 철저히 대응하라"고 지시하고 "사법부의 판단을 불안해하는 국민들이 많은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검찰은 흔들리지 말고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라"며 "항소 이후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중앙수사부·기획조정부·형사부·마약조직범죄부·공안부·공판송무부·감찰부 등 대검 부장급 이상 간부들이 전원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납득할 수 없으며 말도 안 되는 판결"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조은석 대검 대변인이 전했다.



대검은 그동안 검찰의 입장과 배치되는 판결이 나오더라도 담당 부장급이 언론에 비공식적으로 사안을 설명하는 선에서 사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해왔다.

특히 대검이 직접 수사한 사건이 아닌 경우 입장 표명을 최대한 자제하고 서울중앙지검의 비판으로 공식 입장을 갈음했다. 이 때문에 사법부를 향한 김 총장의 직격탄은 폭발 직전에 이른 검찰의 불만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로써 선고 전날인 19일 법조계 수장들의 비공개 회동이 알려지면서 봉합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했던 '법원-검찰' 갈등은 악화 일로를 걷게 됐으며 오는 21일 전국검사화상회의가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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