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채권단-FI, 3차 협의회 21일로 연기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0.01.2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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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 가격·출자전환·무담보채권 등 이견

산업은행 사모투자펀드(PEF)에 대우건설 (3,700원 ▼20 -0.54%)을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채권단과 재무적 투자자(FI)간 기 싸움이 치열하다.

당초 채권단과 FI들은 인수가격(주당 1만8000원)에 어느 정도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출자전환 규모와 무담보채권자 등 다른 조건을 놓고 의견차를 보이면서 모든 논의가 원점을 맴돌고 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당초 이날 오후 산업은행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채권단과 대우건설 FI들의 3차 협의회가 FI측 요청으로 21일 오후 4시로 연기됐다.
↑ 지난 13일 열린 2차 협의회 안내 표지판.↑ 지난 13일 열린 2차 협의회 안내 표지판.


채권단 관계자는 "일주일 전만 해도 FI들은 채권단 제시안을 고려하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FI들에게 20일까지 채권단의 제시안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별다른 이야기 없이 이날 예정된 협의회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 정해지지도 않은 출자전환 규모를 두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1만8000원이라는 가격은 절대 바뀔 수 없는 부문 이다보니, 다른 조건을 두고 말들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FI들은 △대우건설 1주 당 1만8000원 적정성 △출자전환 규모 △무담보채권자 자격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채권단 제시안을 거부하고 있다.

채권단은 FI들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39.6%)을 주당 1만8000원에 사들이되, 3만1500원인 풋백옵션(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 가격과의 차액은 투자자들이 금호산업 (3,810원 ▲20 +0.53%)(대우건설 모기업)의 무담보채권자로 워크아웃에 참여해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나중에 금호산업의 사정이 좋아지면 채권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FI들은 금호산업 워크아웃 개시로 풋백옵션이 자동 행사돼 약 4조 원 규모의 무담보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산은PEF가 대우건설을 주당 1만8000원에 사주면 2조4000억 원 정도를 회수할 수 있다. 문제는 채권단이 FI들의 나머지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것인데, 이 규모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FI 관계자는 "주당 인수 가격도 가격이지만 FI들에게 너무 많은 손실을 부담하라고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며 "출자전환 규모를 비롯해 채권단에 FI들의 정당한 권리를 다시 한 번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FI는 "채권단이 제시한 내용과 관련해 FI들은 자료가 부족하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협의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믿을만한 기관을 통해 FI들이 관련 자료를 모았는데 채권단 협의회 때 이를 토대로 이야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채권단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6,520원 ▲120 +1.88%)에 대에 각각 삼일회계법인과 안진회계법인을 실사 기관으로 정해 실사를 개시했다. 채권단은 다음 달 중 정상화 계획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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