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부업'으로 불황타개 나선다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10.01.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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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좋은 '화학사업' 강화...SK에너지 화학사업 독립 CIC 승격-GS칼텍스 캐시카우로 집중육성

정유사들이 앞다퉈 부업인 석유화학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해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정제마진이 악화되면서 '주업'인 석유사업이 부진을 겪은 반면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 등으로 화학 사업은 호황을 누렸기 때문이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 (111,000원 ▼1,700 -1.51%)는 지난해 12월 중순경 화학 사업을 '글로벌 플레이어'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독립 CIC(회사내회사)로 승격시키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 화학 사업 본사(헤드쿼터)도 중국으로 옮겼다. 실제 김용흠 화학 CIC 사장을 비롯해 아로마틱 사업부, 중국 사업 개발 등을 담당할 60여명의 임직원들이 중국 베이징으로 전면 배치됐다. 아울러 SK에너지는 화학 사업의 분사도 검토하고 있다.

김 사장은 최근 "화학 사업을 중국으로 옮기면서 주 근무지도 상하이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2013~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화학 사업이 중국으로 옮겨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구자영 SK에너지 사장도 신년사에서 "핵심사업인 화학 사업을 중심으로 중국에서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GS칼텍스는 대표적인 화학제품인 아로마틱(방향족)을 근본 성장동력으로 키워 기업의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담당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GS (44,800원 ▲400 +0.90%)칼텍스는 현재 단일공장으로는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연간 생산 120만톤의 파라자일렌 생산능력을 포함, 연산 280만톤의 방향족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이미 "석유화학사업 등 기존 주력사업에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해달라"고 주문했으며,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비용(Cost) 경쟁력 강화, 생산·영업 시설 최적화, 신성장사업 기반 구축 및 사업화 가속 등 3가지 실행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에쓰오일 (60,800원 ▼300 -0.49%)(S-OIL)은 석유화학 분야와 관련해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에 집중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는 2011년 6월 완공을 목표로 1조4000억원을 투자, 연산 90만톤의 파라자일렌과 연산 28만톤의 벤젠 등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을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온산공장에서 기공식을 개최한 이후 순조롭게 건설 공사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 시설들이 완공되면 석유화학 부문의 생산능력이 현재보다 2배 이상 늘어나고, 영업이익률도 약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23일 직원들과 산행을 함께한 자리에서 "올해는 미래 성장동력 핵심사업인 온산공장 증설 프로젝트에 집중적인 투자가 집행되는 시기"라며 "적기에 석유화학사업을 확장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여 미래 이익창출의 기반을 구축해 나가달라"고 주문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일본 코스모석유와 공동으로 설립한 'HC페트로캠'에 기존 'BTX(벤젠·톨루엔·자일렌)' 공장을 매각, BTX 합작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C페트로캠은 현대오일로부터 양수받은 BTX 공장을 운영하고, 추가로 새로운 BTX 공장도 건설하게 된다. 새 BTX 공장은 2013년 4월경 충남 서산시 현대오일 대산공장 내에 들어선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파라자일렌 80만톤과 벤젠 11만톤 등 모두 91만톤의 생산시설을 신규로 갖추게 된다. 이럴 경우 HC페트로캠은 현대오일로부터 인수받은 기존 공장의 49만톤과 함께 총 140만톤의 BTX 생산 시설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오일 관계자는 "전체 사업 중 BTX 사업부문이 대폭 증가하면서 화학제품의 수출량도 함께 늘어나, 정유 부문에 의존했던 회사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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