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회사채 발행 늘고 스프레드 축소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0.01.2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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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대비 금리 하락세…실적·수급 호전 기대감 작용

새해 들어 회사채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우량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발행 금리가 유통금리보다 낮게 책정되며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를 끌어내리고 있다.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된다는 것은 회사채의 신용 위험이 줄고 있다는 의미다.

21일 증권업계 및 채권시장에 따르면 현대로템(신용등급 A)은 오는 26일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13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 금리는 연 5.45%로 잡고 있다.



KB투자증권과 HMC투자증권이 400억원씩 인수하고 NH투자증권(200억원), 메리츠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100억원씩 배정받아 투자자에게 판매한다.

현대로템의 발행금리는 같은 신용등급의 회사채 금리인 5.81%(20일 기준 민간평가사 평균)보다 0.36%포인트 낮다. 그 만큼 투자자의 수요가 많아 발행 금리가 떨어진 것.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라는 점도 발행 금리를 낮추는 데 한몫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고채에 견줘 회사채의 신용위험이 얼마나 금리에 반영됐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신용스프레드를 보면 회사채시장의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음이 드러난다.

AA- 3년물과 국고채 3년물의 금리차인 신용스프레드는 지난 2008년 말 금융위기 후 4.21%포인트까지 확대된 후 신용경색 해소로 점차 하락세를 그리며 지난해 말 1.12%포인트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선 소폭 내려간 1.11%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준으로 신용등급 A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는 연초 1.59%포인트에서 1.57%포인트로 축소됐다. 회사채 금리가 전체적으로 국고채에 비해 덜 올랐거나 더 내린 셈이다.


우량 회사채 발행 늘고 스프레드 축소


우량 회사채는 신용스프레드의 가파른 축소를 보이지 않았지만 BBB급 비우량 회사채에 비하면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실제로 BBB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5.81%포인트로 연초 5.80%에서 되레 확대됐다. BBB- 신용스프레드는 7.18%포인트로 같은 기간 0.02%포인트 커졌다.



회사채 시장의 수급 개선 기대감도 최근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한 회사채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방종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경기 회복을 발판으로 수출 기업의 현금 창출력이 정상화되면서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 요인이 줄어들어 발행 규모가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다만 하반기에 민간부분의 소비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회사채 공급물량과 신용스프레드도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는 실적과 업황에 따라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금호아시나아 그룹의 계열사(금호산업, 금호타이어)가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을 신청한 점이 BBB급 회사채 시장의 불안감을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또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중인 일부 기업 등도 회사채 발행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증권사 채권상품 관계자는 "일부 기업은 발행을 추진했으나 금리가 워낙 높게 타진되자 슬그머니 취소하기도 한다"며 "비우량 회사채의 주요 투자자인 서민금융기관이 워크아웃 추진 과정에서 손실을 본 것이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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