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20일 오전 10시 임시 주총을 통해 액면가를 기존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는 액면분할 및 김상항 자산운용부문 사장 선임건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
↑ 삼성생명, 장외시장 거래가 추이 ⓒ프리스닥
액면분할이란 쉽게 말해 주식을 잘게 쪼개는 것이다. 주주총회 의결을 통해 한 장의 주식액면가를 100~5000원의 소액권으로 분할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주당 투자액면가가 5000원인 10만원짜리 주식의 액면가를 500원으로 낮추면, 주식수는 10배로 늘어나고 주가는 1만원으로 낮아진다.
삼성생명도 기존 발행 주식수량(2000만주)만으로는 '유동성 위험'을 해결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형성됐다. 기관들과 외국인들이 원하는 수량을 확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매매시 '시장충격'이 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액면분할 건이 승인되면 2000만 주인 삼성생명의 전체 주식은 2억 주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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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삼성생명은 전날 장외주가가 150만원을 넘어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달 초 110만원대를 넘어선 이후 주가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150만원이라는 가격은 개인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공모에 참여하기 매우 부담스러운 가격이므로 10 대 1의 액면분할을 통해 가격착시를 일으킬 수 있다. 소액투자자들이 접근하기가 훨씬 수월한 가격이 되기 때문에 유동성이 증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액면분할의 함정에 주의하라고 조언한다.
삼성생명의 장외가 주당 150만원짜리 주식이 15만원으로 낮아질 경우 투자자들은 가격이 낮다는 ‘착시현상’에 빠져 매수에 나서게 되고, 주가는 적정가격을 뛰어넘게 되기 때문이다. 회사는 똑같은 양의 주식을 잘게 나누는 것만으로 전체 시가총액을 늘릴 수 있는 이득을 취하게 된다.
성병수 푸르덴셜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이라는 게 상대적으로 심리적인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삼성생명의 장외가 150만원은 적정주가보다 오버슈팅한 측면이 있다”며 “액면분할을 통한 유동성 확충은 좋지만 추가 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