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시대, 리튬을 잡아라!"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0.01.2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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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배터리용 리튬 확보에 안간힘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전기차 시대에 대비, 안정적인 리튬 공급처 확보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무역업체 토요타츠쇼는 19일(현지시간) 한국, 중국 업체들을 제치고 호주 오로코브레와의 리튬 공급 장기 계약을 따냈다.

토요타츠쇼는 토요타가 지분의 21.8%를 갖고 있는 토요타의 핵심 원자재 공급업체. WSJ는 토요타가 한발 앞서 전기차 시대 자원 확보에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시 사용되는 질 좋은 리튬의 수요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이용이 본격화될 경우,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리튬이 화석연료 시대 석탄, 석유에 버금가는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야마카시 나오토 토요타츠쇼 금속광물자원 담당 이사는 자동차 배터리 수요와 함께 리튬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부터 (미래) 수급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마카시 이사는 이어 "향후 5년간의 수급은 걱정하지 않지만 10년 후엔 리튬 확보 경쟁이 매우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도 토요타의 리튬 선점에 힘을 보탰다. 일본 오일가스메탈공사는 저리 대출을 통해 토요타츠쇼를 측면 지원했다. 값싼 리튬 공급처를 확보, 한국, 중국의 라이벌 업체에 비해 자국 업체들에게 보다 유리한 경쟁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판단이 일본 정부의 지원 배경이 됐다.

리튬 확보는 이미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일본 가전업계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TV 등 소비자 가전 부문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일본 가전업계는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차세대 수입원으로 낙점하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시바, 히다치, NEC 등이 이미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파나소닉은 현 세계 최대 리튬이온 공급업체인 산요를 인수한 데 이어 토요타와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및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일본 대표 가전업체 소니 역시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토요타츠쇼의 투자 규모는 1억~1억2000만달러. 토요타츠쇼는 연내 개발 가능성 조사가 끝나는 대로 오로코브레의 아르헨티나 북부 리튬 개발사업에 이 같은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개발 지분 25%를 확보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개발 지역은 '리튬의 사우디아라비아'로 불리는 칠레의 리튬 대량 매장지에서 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조사업체 푸지-케이자이는 지난해 250억엔에 불과하던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14년 90배인 2조2500억엔(248억달러)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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