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기조적인 변화로 보기에는 섣부르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특히 엔화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환헤지를 안한 일본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환매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일본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설정액 100억원 이상)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4.96%(18일 기준)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의 수익률 0.36%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일본펀드가 지난해 -0.97%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해외펀드 중 가장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약진이다. 지난주에는 일본 주식펀드가 주간 수익률 상위 10개 해외펀드 중에서 8개를 휩쓸었을 정도다.
펀드 전문가들은 일본 펀드의 선전 이유로 엔화 약세를 꼽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최근 90엔대로 올라서는 등 달러 대비 약세를 보여 왔다. 간 나오토 일본 재무상이 지난 7일 '엔이 조금 더 싸졌으면 좋겠다'며 엔화 약세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도 환율에 큰 영향을 줬다. 엔화 약세는 그동안 엔고로 고전하던 일본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확산시켰고 이로 인해 일본으로 자금이 크게 유입됐다는게 펀드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하지만 이런 추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디플레이션을 선언한 상태이고 새 내각이 들어선 이후 내수 확대를 강조해 왔다"며 "이는 수출기업의 이익이 좋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고 일본 증시의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기조적인 변화가 나타났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 엔화 약세가 유지될 것인지가 관건이지만 아직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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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헤지를 안한 일본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환매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엔고 시절에는 펀드수익률이 나빠도 환차익으로 이를 만회할 수 있었지만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만큼 환헤지를 안한 투자자라면 비중을 줄이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