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박근혜 전 대표와 정 대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사실상 차기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어느 쪽도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 된 셈이다. 정 대표의 19일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이런 의지가 읽힌다.
또 "세종시 수정안에는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국가 균형발전 등을 충족시키려는 지혜와 정성이 녹아 있다"며 다시 한 번 수정안 찬성 입장도 밝혔다. 정치권에선 친박의 반대에도 갈 길은 가겠다는 뜻이란 해석이 나왔다. 전날 박 전 대표와 설전을 벌인 데 이은 강수다.
세종시 내홍이 '대리전'에서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협상파의 입지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당내 일각에서 나온 '무기명 비밀투표' 제안도 박 전 대표가 직접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물 건너갔다. 정 대표의 측근인 전여옥 전략기획본부장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2월 중 당 지도부가 당론채택에 나설 경우 한나라당은 유례없는 격랑에 휩싸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는' 쪽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만큼 이제껏 묻어뒀던 감정이 폭발할 수도 있다. 세종시 문제를 두고 사실상 이별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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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당내에선 감정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종시 문제를 두고 당 내에서 자극적인 용어가 난무해 우려된다"며 "민주정당에서 의견차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당이 걱정할 정도로 극한적인 용어는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친박계 한 의원도 "박 전 대표가 원안 고수 입장을 밝히는 방식 때문에 잃는 게 많지 않나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