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美, 강진 틈타 아이티 점령하려 한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0.01.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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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상대로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사진)이 미국의 아이티 파병에 맹공을 퍼부었다.

차베스 "美, 강진 틈타 아이티 점령하려 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정례 TV 연설에서 미국이 강진 원조를 핑계로 아이티 점령을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마치 전쟁에 나가는 것처럼 무장한 (해병대) 3000명이 (아이티에) 도착했다는 것을 신문에서 읽었다"면서 아이티에 지금 필요한 것은 총(무기)이 아니라 의사와 의약품, 연료, 야전병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들 미군이 아이티의 거리에서 시신을 수습하거나 부상자를 구조하는 것을 본 일이 있냐며 현재 미군이 아이티를 비밀리에 점령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앞서 파견된 3000명에 이어 해병대 5000명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육군 병력과 공군 특수부대도 아이티로 향했다. 이들을 다 합칠 경우, 아이티에 새로 파견된 미군 병력은 1만명을 훌쩍 넘어선다. 이미 아이티에는 유엔 평화유지군 자격으로 미군 9000명이 주둔하고 있다. 미국은 또 해안경비함 4척과 해군 구축함 4척 등 해군력도 아이티에 배치했다.



미군 파병이 유독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미국은 19세기 말부터 아이티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거듭하고 있다. 1915~1934년, 19년간은 아예 아이티를 무력 점령하기까지 했다. 빌 클린턴 정부 때는 군부 세력에 의해 축출됐던 아리스티드 대통령의 권좌 복귀를 위해 군사력을 동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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