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난항...3대 쟁점은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10.01.18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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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협상 재개, 매각가격·채권 처리·아시아나 지분 의견차 커

금호산업 워크아웃의 첫 관문인 대우건설 (3,700원 ▼20 -0.54%) 매각 문제가 채권단과 재무적 투자자(FI)들간의 이견으로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반 1만6000원까지 올라섰던 대우건설 주가 역시 1만2000원선에서 소강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회의에서 채권단과의 극명한 입장차를 확인한 대우건설 FI들은 8개 투자자들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 단일 요구안을 마련해 이번주 채권단과 다시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하지만 양측의 의견차가 커 최종 합의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FI들은 지난 13일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회의에서 채권단이 단일 요구안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자체적으로 요구안을 마련하고 있다. 미래에셋, 팬지아데카, 칸서스, KTB, 우리투자증권 등 8개 회사로 구성된 FI 협의회는 이번주초 회의를 열어 구체적이 요구안을 확정지을 계획이다.

FI들과 채권단간의 쟁점은 크게 세 가지. 산업은행 PEF가 제안한 매수가격 1만8000원의 적정성, 잔여 채권에 대한 처리, 금호산업이 매각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원상회복 문제다.



대우건설 매각 난항...3대 쟁점은


FI들은 우선 산업은행이 FI 보유 주식을 1만8000원에 매입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대우건설의 적정가치를 먼저 평가해 봐야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관련된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채권단에 요청했다. FI 관계자는 "FI 대부분이 펀드의 무한책임사원(GP)으로서 선관의무가 있다"며 "대우건설의 적정가치를 알아야 투자자(LP)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FI들이 문제삼는 또 다른 문제는 잔여 채권의 처리 문제다. FI들의 풋백옵션 행사가격이 3만2000원이기 때문에 산은 PEF에 1만8000원에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옵션 행사가격과의 차액인 1만4000원이 무담보채권으로 남게 된다. 총 금액으로는 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 FI들은 이 채권에 대해 다른 채권자들과 동등한 대우를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채권단은 불가방침을 밝힌 상태다.

FI들은 개인투자자들 자금의 자금을 모아 투자했기 때문에 약 60%가 워크아웃 협약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FI들은 "채권단은 FI들에게 자율적으로 워크아웃 플랜에 참여하라고 요구하면서 일반 채권자들과 차별대우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단은 이에 대해 은행권은 금호산업에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등 추가 위험을 감당하기 때문에 동등한 대우를 해 줄 수는 없다며 FI들의 잔여 채권에 대해 '일부 탕감, 일부 출자전환' 또는 '청산가치로 매각, 잔여 지분 탕감' 등의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마지막 쟁점은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에 넘긴 아시아나항공 지분 문제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12월21일 아시아나항공 지분 12.71%를 시가로 금호석유에 매각했다. 이 거래로 금호석유는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에 올랐고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대한통운 최대주주 지위까지 확보했다. FI들은 대우건설 풋백옵션 연기에 동의(12월16일)해준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시가에 금호석유에 넘긴 것은 명백히 채권자를 기만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상복구하든지 아니면 금호석유가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통운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추가로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금호산업과 산은과의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따른 거래였고 금호산업이 매각대금을 이미 다 써 버려 원상복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FI들과 채권단은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데는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FI들은 최악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의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소송과 함께 대우건설을 공동 경영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어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대우건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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