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징벌적 은행세'는 포퓰리즘" 원색 비난

조철희 기자 2010.01.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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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50개 대형 금융사에 구제금융 관련 손실 보전을 위한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납세자들이 대형 금융사 회생을 위해 투입한 자금을 거둬들이기 위해 은행들의 부채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위기 당시 구제금융 결정은 "불쾌하지만 필요한 것"이었다면서 "이제 그 돈을 돌려받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막대한 이익과 불순한(obscene) 보너스 등으로 볼 때 금융사들이 이번 세금을 충분한 감당해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 부채 과세는 자산 규모 500억달러 이상인 금융사 최대 50곳에 집중되며 과세 계획은 2011년 예산안에 반영돼 다음달 의회에 제출된다. 실시시점은 6월 30일부터이다.

미 재무부는 이번 과세로 최소 10년간 900억달러, 12년간 1170억달러의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종의 구제금융 분담금 성격의 이번 세금을 재정적자 완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대해 월가는 물론, 외국계 금융업계들도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일부에서는 '포퓰리즘적 정책'이라는 비난도 서슴치 않는다.

`월가 로비스트`인 FSR의 관계자는 구제금융을 다 갚았든, 전혀 받지 않았든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징벌적 과세라고 반발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도 "나쁜 생각"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과세 대상에는 외국계 은행 10~15개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의 바클레이, HSBC, RBS와 도이치뱅크, 코메르쯔방크, 크레디트스위스, UBS, BNP파리바, 방코산탄데르 등이 해당된다.

미 정부 관계자도 외국계 은행도 미국 자회사들이 부채의 0.15%를 세금으로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바클레이의 경우 연간 5억6000만 달러, HSBC는 약 4억 달러, RBS는 9000만 달러의 세금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반감은 더 크다. 한 영국 은행 관계자는 "과세는 크게 영향을 줄 만한 것은 아니지만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영국 등 외국들도 미국의 예를 따를 것을 촉구했다.

한편 JP모간,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3대 대형은행들의 경우 분담 규모는 연간 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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