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L&C, 채권시장 '호평' 비결은?

더벨 김은정 기자 2010.01.14 08:59
글자크기

IPO기대에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그룹내 '알짜배기' 선호도 높아

더벨|이 기사는 01월12일(16:4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화L&C가 한화그룹 계열사 중 유일하게 채권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업다각화로 실적변동성을 줄인 데다 앞으로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까닭이다.



한화L&C는 내수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국내 수요산업의 경기에 따라 실적이 크게 움직였다. 하지만 국내·외 기업을 인수하고 해외법인 설립을 통해 건설경기에 편중된 사업위험을 축소했다. 기업공개(IPO)가 이뤄질 경우 기업가치가 높아질 수 있어 이미 회사채 시장에서는 자기등급에 비해 월등히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채 고평가…사업다각화 성공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3년 만기 한화L&C의 회사채 수익률(11일 기준·KIS채권평가·이하 동일)은 7.95%다. 한화L&C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안정적). 동일한 만기의 BBB+급 회사채 평균 수익률이 9.11%인 점을 고려하면 116bp(1bp=0.01%포인트) 낮다(채권가격은 높다).

한화그룹 계열사 중에서 자기등급에 비해 회사채 수익률이 낮은 경우는 한화L&C가 유일하다. 한화증권(A0)과 한화(A-)의 회사채 수익률은 자기등급(3년 만기 회사채 기준)에 비해 각각 26bp, 4bp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한화건설(A-)의 회사채 수익률은 자기등급에 비해 무려 237bp가 높다. 한화석유화학(A0)도 소폭이지만 자기등급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9년 들어 개선된 영업이익률과 시장지배력 강화를 한화L&C의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한화L&C의 2009년 전체 영업이익 창출 규모는 전년 대비 80% 이상 개선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계산이라면 한화L&C의 영업이익률은 7%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2004~2008년까지 한화L&C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3%대 중반이었다.

원재료 가격이 안정을 찾아가는 상황에서 저수익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영향이다. 인조대리석 시장에서 한화L&C의 지배력이 강화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화L&C는 매출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 유리섬유강화복합소재(GMT) 등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정보전자소재(FCCL) 사업에도 진출했다. 미국 아즈델(Azdel)사를 인수해 자동차부품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대림콩크리트의 인조대리석부문을 인수했다.

GMT 미국, 체코생산법인, 칸스톤 캐나타법인을 설립해 해외사업 네트워크도 강화했다.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소비수요가 위축됐지만 자동차부품과 전자소재부문의 매출증가로 건설경기에 편중된 사업위험을 감소했다"고 말했다. 사업다각화 전략으로 성장성 둔화를 상쇄시켰다는 설명이다.



img1.gifimg1.gif
◇A급 기업 도약 가능·IPO 기대까지 겹쳐

재무상태도 개선됐다. 앞으로 2년간 차입금 상환이 집중돼 있긴 하지만 2008년 말 4140억원을 기록한 총 차입금은 2009년 9월 말 3240억원으로 줄었다.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올 들어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지난해 적자를 보인 잉여현금흐름(FCF)도 흑자로 돌아섰다.



A급 기업으로 격상될 여지와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도 한화L&C의 매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한화석유화학은 한화L&C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IPO를 통한 지분매각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다.

국내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최근 회사채 신용등급이 줄줄이 상향 조정되는 가운데 아직 BBB급에 머물러 있는 한화L&C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앞으로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데다 IPO가 추진되면 기업가치 자체가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그룹의 세종시 투자로 인한 한화L&C의 단기적인 자금부담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L&C가 1300억원을 투자해 소재 연구센터와 태양광 부자재공장, 에너지절약형 건자재 공장, 전자소재 및 부품 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라며 "투자기간이 2020년까지 중·장기인 데다 공장설립도 유동적이라 당장의 투자부담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