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태원 회장의 '기술경영'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10.01.1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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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태원 회장의 '기술경영'


지난 7일 저녁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 대한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가 끝난 뒤 승용차에 오른 최태원 SK (207,000원 ▼12,000 -5.5%)그룹 회장의 옆자리엔 최근 관심사가 그대로 드러난 보고서 형태의 문서 하나가 놓여있었다. 기술 중심의 새로운 성장전략을 강조하고 있는 최 회장의 고민을 반영하듯 이 문서의 앞장엔 '기술경영'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였다.

기술경영은 과학기술(공학)과 경영을 연계하는 것으로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의 윌리엄 밀러 교수가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기업은 기술경영을 통해 다양한 기술을 비지니스와 연결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SK는 "글로벌 선도 기술로 제3의 성장축을 마련해달라"는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연구개발(R&D)'을 올해의 경영화두로 제시했다. △핵심경쟁력 강화 △신성장 전략 강화 △글로벌라이제이션 전략 강화 등 지속적인 성장 방안을 바탕으로 그룹의 사업구조를 '기술 선도형'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SK는 이를 위해 그룹 차원의 R&D 컨트롤센터인 '기술혁신센터(TIC)'를 신설키로 했다.



TIC는 앞으로 그룹의 양대 축인 '에너지'와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친환경·바이오기술 등 그린에너지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게 될 미래 기술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게 된다. 또한 점진적인 '진화형 R&D'만으로는 신성장 사업발굴에 한계가 있는 만큼 '도약형 R&D'를 추진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이를 총괄 지휘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SK는 오는 2012년까지 R&D 분야에만 5조7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또한번의 '퀀텀점프(대약진)'를 하기 위해선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올해는 혁신적 기술 기반의 제품을 개발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년사에서 "사업은 정체되고 기대는 높아져 가는 상황'이라고 스스로를 진단한 최 회장이 '기술경영'으로 새로운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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