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즐기는 '3색 프랑스 여행'

머니투데이 최병일 기자, 손현진 기자 2010.01.1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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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없어도 낭만은 그대로…"배낭은 두고 오세요"

비행기를 타고 하루를 날아가지 않아도 프랑스를 즐길 수 있다. 가평 쁘띠 프랑스, 서초구 서래마을과 파주 헤이리 프로방스에는 국내에서 즐기는 3색의 프랑스가 매력적인 모습을 하고 관람객들을 유혹한다.

파리지엔이 된 것 같은 느긋한 마음으로 이곳들을 거닐면 어느새 낭만적이면서도 달콤하고 때로는 쌉싸름한 프랑스의 향취가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즐기는 '3색 프랑스 여행'


◇한국에서 즐기는 작은 프랑스 '쁘띠 프랑스'=프랑스어로 '쁘띠'는 작다는 뜻이다. 가평에 있는 프랑스 문화마을 쁘띠 프랑스는 그야말로 프랑스의 작은 마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쁘띠 프랑스는 사실 프랑스 알자스 주 바랭현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마을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어부, 가죽을 무두질하는 사람, 물방앗간 주인 등이 살던 목조가옥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프랑스의 전통마을처럼 가평의 쁘띠 프랑스는 프랑스의 낭만적인 느낌이 가득 차 있다.



쁘띠 프랑스에는 알자스 지방의 사계절을 벽화로 재현한 아트워크를 만들어 놓았다. 마을에는 샹송이 흐르고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인 생텍쥐페리의 대표작인 어린왕자에 나오는 술취한 남자, 수학자, 보아뱀, 사막여우, 그리고 어린 왕자의 조형물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쁘띠 프랑스에 가장 높은 곳에는 종탑 '쁘띠 클로슈'가 있다.

사랑을 테마로 한 그림이 그려진 방들을 지나면 종탑 꼭대기에 이르고 창가에는 프랑스에 직접 공수한 아담하고 예쁜 종을 발견하게 된다. 이 종을 연인들이 치면 오랫동안 예쁜 사랑을 할 수 있단다. 살천한 느낌이 드는 겨울에도 창가에 비치는 바깥풍경은 시리도록 아름답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촬영지이기도 한 쁘띠 프랑스에는 김명민이 지휘자 사무실로 썼던 곳의 소도구들이 오롯하게 남아 있다. 신비로운 음색을 내는 오르골감상과 애니메이션, 프랑스의 전통인형극 마리오네뜨 체험, 세계 타악기 체험, 비누방울 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도 공짜로 즐길 수 있다.


★쁘띠 프랑스 여행팁=서울~춘천간 고속도로를 이용, 화도IC에서 쁘띠프랑스를 찾으면 50분 만에 닿을 수 있다. 연인이라면 경춘 국도를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안개가 살짝 낀 날이면 환상의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사진도 찍고 중간 중간 쉬면서 천천히 둘러보는데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관람시간은 오후 6시까지다. 입장료는 대인 8000원, 대학생 7000원, 청소년 6000원, 소인 5000원이다. 숙박을 원할 경우 2인실, 4인실, 10인실 등 방마다 요금이 다르다. 6만6000원부터 30만원까지. www.pfcamp.com (031)584-8200

◇프랑스를 맛보다 '서래마을'=도심에서 프랑스의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서래마을을 찾는 게 좋다. 서래마을은 마을 앞 개울물이 서리서리 굽이쳐 흐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반포동 팔레스호텔 옆으로 난 서래로부터가 마을의 시작이다. 마을 양쪽으로 고급 빌라가 밀집해 있고 언덕을 따라 오르면 프랑스풍의 레스토랑, 와인 숍, 빵집 등이 줄지어 있다.



겉보기에는 그저 평범하지만 마을 입구부터 'Attention ecole'(학교 앞 주의) 같은 프랑스어 표기가 있어 프랑스에 온 듯한 묘한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게다가 언덕의 끝인 방배중학교에 이르는 300m의 길은 프랑스 국기를 형상화한 빨강·하양·파랑의 3색 보도블록이 깔려 있어 이색적이다.

서래마을에는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프랑스인의 40%가 넘는 800여 명이 살고 있다. 1985년 한남동에 있던 프랑스 학교가 옮겨오면서 자연스럽게 마을이 자리잡게 된 것. 마을 주민들이 여는 축제도 다양하다.

매년 2월 첫 째주 화요일에는 '프랑스학교 학생 가장행렬'이, 6월21일에는 '한불음악축제'가 열린다. 삼짇날(음력 3월3일)에는 화전 만들기 행사도 열리니 프랑스인과 함께하는 체험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또 서래마을은 세계 최고의 미식가임을 자부하는 프랑스인들의 거주지답게 서울시내에서 가장 모던하고 이색적인 맛 골목으로 정평이 나있다. 파리의 먹자골목 생 미셸을 연상시키는 유럽풍 가정식 레스토랑과 정통 프랑스요리 전문점, 직수입한 재료로 정통 바게트 맛을 재현한 빵집은 프랑스인들마저 '고향의 맛'으로 평가하며 이른 아침마다 긴 줄을 설 만큼 인기다.

서래마을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몽마르뜨 공원을 걷거나, 늦은 오후 브런치 즐기기. 와인 바에 들러 연인과 함께 정취를 만끽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해보자. 어떤 것을 선택해도 프랑스를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다.

★서래마을 여행팁=서울 서초구청은 서래마을에 위치한 맛 집을 소개하는 '서래마을 맛 지도'를 펴냈다. 지도에는 노천카페, 와인바, 레스토랑 등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서래로 주변의 52개 맛집·멋집의 이름과 위치, 특징, 등을 수록했다. 이 지도는 주민 센터나 은행 등에 비치돼 있고 서초구 인터넷 홈페이지(www.seocho.go.kr)에서도 볼 수 있다.



◇프랑스의 여유를 느끼다 '프로방스'=프랑스 마을에 눈이 내렸다. 프랑스풍의 낮은 파스텔 톤 건물위로 흰 눈이 쌓여 마치 동화의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일년내내 태양이 내리쬐는 프랑스 남부도시 프로방스(PROVENCE). 황금빛 곡식과 탐스러운 올리브, 매혹적인 라벤더가 들판을 메우며 풍부한 색채를 만들어내는 도시다. 그래서인지 프로방스라는 지명에서는 여유와 풍성함이 묻어난다. 자유로를 타고 문산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오른쪽 언덕 위에 프로방스를 그대로 빼닮은 파주 프로방스가 자리잡고 있다.

파주 프로방스는 1996년 '프로방스 레스토랑'으로 시작됐다. 그후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사용할 식기를 만드는 도자기공방, 프로방스마을의 디자인을 주도하며 디자인 제품을 판매하는 리빙관이 만들어졌다. 음식점에서 사용할 허브를 직접 재배하기 위해 허브정원도 생겨났다.



프로방스에는 프랑스 가정식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요리해 제공하는 프렌치 레스토랑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탁 트인 창가 너머 4계절의 미와 함께 할 수 있는 곳이다. 밤이면 한강과 임진강, 서해바다가 만나는 지점의 아름다운 낙조도 감상할 수 있다.

고소한 빵 냄새와 허브 향이 오묘하게 결합하는 곳에서 발을 멈추면 보이는 곳이 바로 '베이커리&카페'다. 건강한 빵을 위해 유기농 밀가루와 허브, 아몬드 등의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한다.

파주 프로방스 근처에는 통일의 염원이 담긴 통일동산, 예술인 마을 헤이리, 경기 영어마을 파주 캠프, 건축의 묘미를 뽐내고 있는 파주 출판단지 등 다양한 명소들이 있으니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프로방스 여행팁=자유로에서 문산 방면으로 가다가 통일전망대 안내판에 따라 자유로를 빠져 나와 첫번째 사거리에서 좌회전. 30m 정도 가다가 비보호 좌회전 한 후 600m 올라가면 왼쪽에 프로방스가 위치해 있다. 프로방스 내부의 '내가만든 집'에서는 우리집에 꼭 맞은 맞춤 패브릭 제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프로방스 입장료와 주차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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