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등급' 워크아웃 건설사 '질곡의 1년'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0.01.1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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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수주·해외사업 위기극복‥보증문제 난항 여전"

지난해 1차 신용위험 평가를 통해 C등급을 받은 건설사들이 대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한 지 1년이 흘렀다.

11개 대상 건설사들 가운데 일부는 조기에 졸업했지만 대다수는 아직도 경영정상화를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최근 금호산업마저 워크아웃을 개시하는 등 건설업계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쓰디쓴 '1년'=지난해 1월20일 금융감독원은 11개 건설사를 워크아웃 대상 기업으로 최종 분류했다. 그해 상반기까지만해도 해당 업체들은 충격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이 대세를 이뤘다.



이들 업체의 신규분양단지는 한 곳도 없었다. 워크아웃이란 '주홍글씨'가 새겨진데다 채권단조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꺼리면서 사업은 쉽지 않았다.

이 와중에 모기업의 힘을 실은 롯데기공과 오너가 사재 출연을 한 신일건업 등 일부는 조기졸업했다. 반면 대동종합건설과 삼능건설의 경우 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해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남은 건설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야 사업에 나설 채비를 했다. 동문건설이 인천 청라에서 성공리에 분양을 마치는 등 주택사업을 재개했다. 안정적인 토목 분야로 보폭을 넓혀가는 업체들도 눈에 띄었다.

◇공공수주·해외사업 '주력'=워크아웃 건설사들은 올해 공공수주를 비롯, 플랜트 등 해외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경남기업은 해외사업 비중을 40%로 늘려 '해외건설업 면허 1호'의 위상을 되찾는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해외실적이 전무한 풍림산업은 올해 신입사원 50명을 뽑으며 러시아와 중동·동남아시장을 중심으로 4200억원 정도의 해외공사를 수주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최근엔 해외플랜트 베테랑인 안인식 전 극동건설 사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이수건설은 중국·우즈베키스탄·리비아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안정적 수익을 창출키 위한 공공수주 진출도 강화된다. 주택전문기업인 우림건설은 기존 이미지를 탈피해 토목사업 비중을 30% 내외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본사 소재지를 경기 화성으로 옮긴 월드건설도 사업계획을 공공수주 확대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뒀다.

주택사업 비중은 줄었지만 공급 물량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 업체들은 지난해(1471가구)보다 12배 이상 늘어난 1만8000가구 이상을 연내 분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청라지구 분양 호조로 탄력을 받은 동문건설도 올 3월부터 고양 삼송 등 수도권에서 461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경남기업도 경기 오산 세교 등 5개 사업지에서 3100가구를 선보인다는 경영 계획을 마련했다. 삼호와 이수건설도 각각 1000가구 이상의 분양을 준비 중이다.

◇해외보증 문제 등 난제 여전=이같은 움직임에도 불구, 대내외적 상황으로 워크아웃 업체들의 경영정상화에는 다소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다. 워크아웃 건설사들의 채권상환 유예기간은 2011년~2012년에 주로 몰려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나아졌다지만 지방 미분양이 산적해 있는 등 아직 완전한 회복세로 보긴 힘들고 해외 진출을 도모하지만 리스크 부담도 있다"며 "전체적으로 졸업을 하기 위해선 2~3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워크아웃 건설사들은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보증 문제가 꼽힌다. 업체들은 "정상적인 사업에 대해서도 국내 보증 전문기관들의 보증서 발급거부가 이어지면서 기업 회생을 위한 노력들이 좌초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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