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러의 애수와 佛의 우아함을 선사하다"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10.01.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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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과 함께한 머니투데이 신년음악회 대성황… 신현수 협연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머니투데이 신년음악회'에서 객석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머니투데이 신년음악회'에서 객석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경인년 호랑이 해, 정명훈 서울시향 음악감독의 첫 번째 선택은 차이코프스키였다. 차이코프스키 음악의 거대한 스케일과 매혹적인 선율은 호랑이의 특성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듯 했다.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정명훈은 이와 함께 그간 국내 오케스트라들이 집중하지 못했던 프랑스의 서정미를 신년 벽두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8일 오후 7시30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정명훈·서울시향과 함께하는 머니투데이 신년음악회'는 새해를 맞는 경제인들에게 희망과 포부의 메시지를 전한 시간이었다.



정명훈은 이날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콘체르토 D장조'에선 거칠면서도 매혹적인 야성적 매력을, 드뷔시의 '라 메르'와 라벨의 '라 발스'에선 프랑스의 특유의 색채적 서정미를 동시에 선사했다.

↑2008 롱티보 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제음악계에 떠오른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가 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머니투데이 신년음악회'에서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격정적으로 연주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2008 롱티보 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제음악계에 떠오른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가 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머니투데이 신년음악회'에서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격정적으로 연주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베토벤, 브람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더불어 '4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평가받는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콘체르토 D장조'는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23)의 협연으로 함께 했다.



2008년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프랑스 롱티보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떠오른 샛별 신현수는 가냘픈 몸에도 불구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콘체르토의 에너지를 꿋꿋이 버텨내며 현란한 기교에 격정적 감성을 잘 얹어낸 인상적인 연주를 펼쳤다.

너무도 유명한 슬라브적 애수가 묻어나는 1악장의 주제선율이 바이올린의 화려한 테크닉 속에 시작되고 이어 오케스트라의 야성적인 외침이 덧입혀지자 관객들인 이내 짜릿한 음악적 쾌감에 빠져들었다. 2주제 이후 펼쳐진 바이올린의 카덴짜(협연 시 오케스트라는 연주를 멈춘 채 협연 연주자가 즉흥적 독주를 펼치는 부분)에서 신현수는 바이올린이라는 악기가 가진 기교적 아름다움을 마음껏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머니투데이 신년음악회'에서 신현수가 현란한 기교과 격정적 감성으로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연주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머니투데이 신년음악회'에서 신현수가 현란한 기교과 격정적 감성으로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연주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이날 신현수는 탁월한 기교와 열정으로 객석을 사로잡았지만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에선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차이코프스키의 연주 이후 펼쳐진 2부 무대는 프랑스 음악의 색채적이고 몽환적 아름다움을 물씬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소나타 형식의 바이올린 콘체르토에서 느낄 수 있었던 구조적 조형미에 이어 음과 화성의 색채와 운동감을 변화시키며 곡을 이어가는 프랑스 음악 특유의 변용적 아름다움이 대비되며 신선한 감동을 선사했다.

드뷔시의 '바다'에서 정명훈과 서울시향은 대편성 관현악의 풍성한 음악적 색채의 향연과 함께 그 안에 녹아 있는 폴리포니(독립된 여러 선율이 함께 어우러짐)의 고전적 아름다움을 훌륭히 표현해 냈다.



↑'러시아의 애수와 프랑스의 우아함'으로 2010년을 시작한 정명훈 서울시향 음악감독이 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신년음악회' 공연후 객석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러시아의 애수와 프랑스의 우아함'으로 2010년을 시작한 정명훈 서울시향 음악감독이 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신년음악회' 공연후 객석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드뷔시와 함께 연주된 라벨의 '라 발스'는 매년 빈필의 신년음악회에서 관례적으로 연주되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에 대한 재치있는 패러디였다. 이 곡은 정명훈이 지난해 8월 벨기에 클라라 페스티벌에서 연주, 현지의 호응을 끌어내기도 한 작품으로 우아한 왈츠로 시작돼 이제껏 제시된 선율과 리듬의 파편들이 어지럽게 펼쳐지며 파국적 결말로 이어지는 드라마를 훌륭히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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