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행장은 김중회 사장을 '면직' 조치한 게 '보복성 인사' 논란을 야기하자 이날 밤 긴급히 해명자료를 통해 "회장 내정자직을 사퇴한 데 금융당국의 압력은 없었고 앞으로 회장 인선작업에 절대로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인사= 강 행장은 이날 KB금융지주 회장 대행 자격으로 지주 및 국민은행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지위를 돌연 포기한 지 8일 만이다.
◇지주 사장 '해임' 왜?=김 사장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 은행권에서 지배구조 개편 논의를 지핀 KB금융 일부 사외이사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강 행장 측 인사로 분류되는 사외이사들이 주도권을 쥔 이사회에서 김 사장은 리스크관리, 은행실적 부진 등을 놓고 마찰을 빚기도 했다.
사외이사제도는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게 된 씨앗이었다. 김 사장은 황 전회장이 사퇴한 후 지주 내 보고라인에서 소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가 보복적인 성격으로 비쳐지는 이유다. 이에 대해 KB금융 측은 "강 행장과 김 사장의 사전협의가 있었다"며 "보복성 인사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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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김 사장은 사전협의 여부에 입을 다물었다. 강 행장은 '협의' 과정에서 김 사장에게 상근이사 자리까지 그만둘 것을 요구했지만 김 사장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장은 임명직이지만 이사 해임을 위해선 주주총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김 사장은 3월 정기 주총 전 강 행장 홀로 상근이사로 남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김 사장은 임기 3년을 못 채우고 취임 1년 2개월여 만에 물러났다.
◇친정체제 강화=국민은행은 이날 신탁연금그룹을 신설해 부행장을 12명에서 13명으로 늘리는 등 임원인사를 했다.
새로 선임된 부행장은 김옥찬·최행현·이경학·황태성·석용수씨 5명이다. 국민은행은 KB금융아카데미를 신설하고 남경우 부행장대우를 원장으로 선임했다. 아울러 26명의 부장을 본부장으로 승진하고 9명을 이동시키는 등 모두 35명의 본부장 인사도 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임원인사는 영업차질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인사 폭이 예상보다 큰 데다 승진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강 행장의 친정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임원 인사 발표 후 강 행장의 KB지주 대행 체제가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강 행장은 급기야 밤 8시30분께 긴급히 해명자료를 통해 회장 재도전 포기 의사를 공개했다.
한편 오는 14일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