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행장 "회장 재도전 포기" 첫 언급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권화순 기자 2010.01.0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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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김중회 사장 해임 '보복' 논란 진화나서

강정원 행장 "회장 재도전 포기" 첫 언급


KB금융 (83,600원 ▲1,100 +1.33%)지주 회장 내정자 지위를 포기한 강정원 국민은행장(사진)이 8일 향후 거취에 대해 입을 열었다.

강 행장은 김중회 사장을 '면직' 조치한 게 '보복성 인사' 논란을 야기하자 이날 밤 긴급히 해명자료를 통해 "회장 내정자직을 사퇴한 데 금융당국의 압력은 없었고 앞으로 회장 인선작업에 절대로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오늘 인사에 금융당국과 KB 혹은 저에 대해 대립각이 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이나 특정인에 대해 보복성 인사를 언급하는 것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강 행장은 지난달 31일 회장 내정자 직 포기 선언 직후에는 "앞으로 주어진 기간 소임을 다하겠다"고 언급했으나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함구했었다.

◇대규모 인사= 강 행장은 이날 KB금융지주 회장 대행 자격으로 지주 및 국민은행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지위를 돌연 포기한 지 8일 만이다.



특히 황영기 전 회장과 함께 취임한 김중회 사장을 '면직' 조치했고 국민은행 임원들을 큰폭으로 바꿔 친청제제를 더욱 강화했다. KB금융은 일단 KB자산운용 부회장으로 이동시킨 김 사장 후임은 추후 선임하고 자회사 사장단 인사는 연기하기로 했다. 금융계는 강 행장이 사외이사제 운영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김 사장을 사실상 해임했다며, '초강수'를 둔 배경에 관심을 기울였다.

◇지주 사장 '해임' 왜?=김 사장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 은행권에서 지배구조 개편 논의를 지핀 KB금융 일부 사외이사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강 행장 측 인사로 분류되는 사외이사들이 주도권을 쥔 이사회에서 김 사장은 리스크관리, 은행실적 부진 등을 놓고 마찰을 빚기도 했다.

사외이사제도는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게 된 씨앗이었다. 김 사장은 황 전회장이 사퇴한 후 지주 내 보고라인에서 소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가 보복적인 성격으로 비쳐지는 이유다. 이에 대해 KB금융 측은 "강 행장과 김 사장의 사전협의가 있었다"며 "보복성 인사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작 김 사장은 사전협의 여부에 입을 다물었다. 강 행장은 '협의' 과정에서 김 사장에게 상근이사 자리까지 그만둘 것을 요구했지만 김 사장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장은 임명직이지만 이사 해임을 위해선 주주총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김 사장은 3월 정기 주총 전 강 행장 홀로 상근이사로 남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김 사장은 임기 3년을 못 채우고 취임 1년 2개월여 만에 물러났다.



◇친정체제 강화=국민은행은 이날 신탁연금그룹을 신설해 부행장을 12명에서 13명으로 늘리는 등 임원인사를 했다.

새로 선임된 부행장은 김옥찬·최행현·이경학·황태성·석용수씨 5명이다. 국민은행은 KB금융아카데미를 신설하고 남경우 부행장대우를 원장으로 선임했다. 아울러 26명의 부장을 본부장으로 승진하고 9명을 이동시키는 등 모두 35명의 본부장 인사도 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임원인사는 영업차질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인사 폭이 예상보다 큰 데다 승진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강 행장의 친정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임원 인사 발표 후 강 행장의 KB지주 대행 체제가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강 행장은 급기야 밤 8시30분께 긴급히 해명자료를 통해 회장 재도전 포기 의사를 공개했다.

한편 오는 14일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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