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銀 대우건설 PEF 첫 설명회… FI '시큰둥'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0.01.0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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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회가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네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7층 대회의실 앞에서 만난 한 대우건설 (3,960원 ▼55 -1.37%) 재무적 투자자(FI)의 말이다.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3시부터 18개 대우건설 FI들을 모아 놓고 '대우건설 관련 재무적 투자자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FI들은 시큰둥한 모습이었다.

산은은 먼저 대우건설 FI들이 보유한 대우건설 주식(39.6%)을 1만8000원에 매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이 앞으로 FI들이 갖고 있는 대우건설 주식을 주당 1만8000원에 매입할 예정"이라며 "시장 가격보다 좋은 조건이기 때문에 FI들에게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FI들이 협조를 한다면 대우건설 인수문제는 원활히 끝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FI들은 그러나 송곳 질문을 쏟아냈다. 한 FI는 "금호그룹 워크아웃이 성공할 지 우리가 어떻게 믿느냐"며 "산은의 확실한 방안이 뭔지 밝혀 달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FI는 "인수 제안 가격 자체가 너무 터무니없다고 생각 한다"며 "산은이 낮은 가격에 대한 다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은은 이에 "주당 1만8000원 이란 매수 가격은 바꿀 수 없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도 양측은 지난 7일 첫 모임에서처럼 입장차만 확인했다. FI들은 산은이 제시한 주당 1만8000원이라는 매입가격이 너무 낮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면에 산은은 대우건설의 현재 주가를 고려하면 이 가격은 굉장히 비싸다는 설명이다. 산은 관계자는 "주당 1만8000원이란 가격이 정해졌을 때 특혜시비에 대한 고려도 있을 정도로 비싸게 사주는 것"이라며 "FI들도 이 점을 분명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산은은 FI들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을 주당 1만8000원에 사들이되, 3만1500원인 풋백옵션(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 가격과의 차액은 투자자들이 금호산업 (3,210원 ▼30 -0.93%)(대우건설 모기업)의 무담보채권자로 워크아웃에 참여해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나중에 금호산업의 사정이 좋아지면 채권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FI들이 산은의 제시안을 거부할 경우 금호산업 워크아웃은 무산되고, 바로 회생절차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되면 FI들도 대우건설의 시장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우건설은 현재 1만 원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편 FI들은 오는 11일쯤 자체 모임을 갖고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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