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채권단 vs 금호…이제 '2라운드'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반준환 기자, 도병욱 기자 2010.01.0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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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 들여다보면서…"

금호산업이 워크아웃 신청 1주일 전 아시아나 항공 지분을 금호석유화학에 매각한 것과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의 말이다.

여기서 3개월은 워크아웃 개시 이후 실사 등을 거치는 기간을 뜻한다. 구체적 경영 정상화 계획이 마련되는 것도 이 때다. 금호산업의 경우 3월30일까지 채권 행사가 유예되며 4월16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키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 기간'에 방점을 찍었다.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두고 소모적 싸움을 하기보다 물밑에서 실제적 조율을 하는 게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채권단이 6일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서도 워크아웃의 전제조건을 내걸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금융당국 다른 관계자는 이를 두고 "이제 2라운드의 시작"이라고 했다. 워크아웃 신청 여부를 놓고 채권단과 금호그룹간 진행된 줄다리기가 1라운드였다면 이제 세부 방안을 놓고 본격 싸움을 벌여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 관련 문제를 제기하며 금호그룹을 압박할 태세다.

물론 당국도 원상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당국과 채권단이 강경 자세를 유지하는 데는 여러 노림수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감정적 불쾌감이 없지 않다. 금호그룹이 사전에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각과 관련 어떤 협의도 하지 않았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통운 등 알짜 회사를 챙기기 위한 의도된 행위라는 인식인 셈이다.

게다가 금호측이 발표한 자체 구조조정안에 대한 불만도 묻어 있다. 현재 수준 정도로는 안 된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결국 겨냥 지점은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다. 박 회장이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게 당국과 채권단의 공통된 생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핵심은 앞으로 3개월 동안 만들 경영정상화 계획"이라며 "모든 것은 금호측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실 아시아나 주식의 원상회복이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그룹 회장이 결정하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소송밖에 없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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