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105,600원 ▲2,100 +2.03%)그룹의 2010년 시무식이 열린 4일 서울 양재동 사옥 대강당. 100년 만에 폭설이라는 기상청의 발표에도 흔들림 없이 시무식은 예정대로 정각 8시에 시작됐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새벽 출근은 재계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정몽구 회장은 평소 오전 6시 30분이면 양재동 본사에 출근해 업무를 시작하며 정 회장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고위 임원들은 6시에는 이미 출근을 끝낸다.
정몽구 회장의 이 같은 새벽 출근은 부친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영향이 크다. 정 명예회장은 새벽 4시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5시에는 청운동 자택에서 정 회장을 비롯한 아들들과 아침식사를 같이 했다. 아침식사에 늦기라도 하면 불호령이 떨어졌다고 한다.
정 명예회장은 "사람의 운명은 새벽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아침형 인간을 경영철학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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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새벽 출근이 때로는 힘들 때도 있지만 시시각각 급변하는 세계 시장 상황을 먼저 살펴 대응하기 위해서는 출근을 빨리 하는 게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7시58분께 정몽구 회장이 김용환(기획총괄) 부회장과 설영흥(중국) 부회장과 함께 대강당에 입장하고 8시 정각에 시무식이 시작됐다.
정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올해를 그룹의 새 역사를 창조하는 해로 만들고자 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540만대를 생산, 판매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540만 대는 현대·기아차 그룹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인 463만 대보다 16% 이상 늘어난 수치다.
세계 각국의 자동차 산업 지원책이 종료되고 토요타와 GM을 비롯한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구조조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진검승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쉽지 않은 목표다.
하지만 100년 만에 폭설에도 경인년 새해를 정시에 시작한 현대ㆍ.기아차에게 540만 대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가 아닐까? 폭설을 서설로 바꾼 현대차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시무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