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매출 20조원 시대 열까?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10.01.0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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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회장 "매출 20조시대 연다"...통합원년 경영목표 달성도 '비상등'

유·무선통신사업자 KT (40,800원 ▲1,050 +2.64%)가 올해 매출 2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이석채 회장은 4일 신년사에서 "매출 20조원 시대를 열어야 하고, 또 그럴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성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매출 20조원은 KT의 지난해 매출목표 19조원에 비해 1조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연성장률은 5% 수준이다. 그러나 당초 19조5000억원을 올해 매출목표로 제시할 예정이었던 KT는 회장이 직접 나서서 '20조원'을 제시함에 따라, 2010년은 매출목표 달성에 '올인'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KT로선 1조원 이상의 추가 매출이 매우 힘겨운 상황이다. 유선전화 매출액은 해마다 수천억원씩 줄어들고 있고, 결합판매 등으로 주력사업 매출도 감소세다. KT·KTF 통합원년이었던 지난해 매출도 당초 목표했던 19조원(영업이익 1조8000억원) 달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때문에 KT의 '20조원' 목표로 인해 통신시장의 과당경쟁이 다시 촉발되는 것은 아닌지, 관련업계는 벌써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컨버전스 주도권 확보에 '올인'

이석채 회장이 과감하게 '매출 20조원'을 제시할 수 있었던데는 지난해 KTF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고, 작년말 59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퇴직하면서 '변화와 혁신'의 단초를 마련했다는 자신감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KT 임직원의)마음가짐과 일하는 방법이 끊임없이 혁신된다면 우리가 기대했던 대로 컨버전스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 고객기반을 확대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특히 "KT의 손에 유·무선통합(FMC), 아이폰, 결합서비스 등 컨버전스 트렌드를 주도하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신무기가 주어졌다"며 "이들을 잘 활용하면 기업시장에서도 적극적인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 밝혔다. 실제로 KT는 경영화두를 '데이터폭발'로 정했다. FMC와 무선인터넷을 신성장동력으로 본격 육성하고, '통신+금융', '통신+제조' 등 IT융합서비스를 적극 제공하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상유지도 어려운데…"

그러나 통신시장에서 유선전화 매출감소폭을 감안하면 '매출20조원' 달성은 매우 회의적이다. 2008년 KT의 LM(유선→무선) 매출을 합친 유선전화매출액은 5조2800억원으로, 전년대비 5000억원 가량 줄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유선전화매출액도 3조7000억원이었으니, 4분기 매출액을 합친다 해도 '5조원' 유지가 아슬아슬하다. 이 때문에 KT는 지난해 매출목표로 제시했던 19조원 달성이 여의치 않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이 14조2082억원이었고, 지난해말 사상 최대 규모인 5900명이 명예퇴직하면서 8700억원의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해 영업이익 목표달성도 힘겨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올해도 KT는 매출을 유지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아이폰' 출시로 이동전화 가입자가 늘었지만, 이 역시 `반짝효과돴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무선데이터 매출성장을 견인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IT융합서비스 분야에서도 경쟁사에 비해 한발 뒤쳐지고 있어, 단기적으로 신규수익원이 되기 어렵다는 해석이 강하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유선전화 매출감소는 눈에 띄게 늘고 있지만 새 성장사업과 수익원은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상황에서 KT가 한계를 극복하고 경인년에 새로운 성장발판을 마련해 '매출 20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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