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자산버블 막기위해 금리인상도 고려해야"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0.01.0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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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자산버블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에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발언을 내놨다.

버냉키는 3일(현지시각)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경제협회(AEA) 연례 회담에서 "적절한 (시스템의) 개혁이 시행되지 않거나, 개혁이 실시되더라도 금융위기를 막는데 불충분하다는 게 입증될 경우 통화정책이 보충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기에 앞서 "지난해와 같은 금융위기의 반복을 피하기 위해 미국 규제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쏟아야 한다"며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버냉키는 통화정책보다 시스템 측면에서의 강력한 규제가 자산버블을 잡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해왔다.



FRB의 저금리 정책을 비판하는 측은 FRB가 2000년대 초부터 너무 오랫동안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온 탓에 지난해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주택 버블이 발생했다고 주장해왔다.

이러한 현상이 현재에도 반복되고 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FRB는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2008년 12월부터 단기 금리를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해 왔는데, 이러한 저금리 정책이 새로운 버블을 만들고 있다는 것.



그러나 버냉키는 2000년대 초반의 저금리 정책이 부동산 버블의 유일한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주장했다. 주택 버블 이면에는 부실 모기지에 대한 느슨한 감독과 과다하게 유입된 자본 등이 있었다는 것.

버냉키는 "통화정책의 유연성과 오픈 마인드를 유지하는 게 성공적인 정책 결정에 핵심적"이라며 "금리 인상과 현재 테스트하고 있는 많은 조처들을 통해 시스템에서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FRB는 지난주 미국 내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1조 달러 가량의 과다 보유자금을 흡수하기 위해 '기간물 예금창구(Term Deposit Facility)'를 개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FRB는 지난해 10월과 12월에도 소규모 역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테스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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