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눈 나리는 호랑이 첫걸음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2010.01.0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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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의 시 한 구절처럼 ‘눈이 푹푹 나리는’ 1월의 첫 월요일이다.

춥고 눈이 많이 오는 해는 ‘풍년’이라는 말이 있듯 온 세상을 뒤덮을 만큼 내리는 폭설이 경인년 올 한 해 경제나 증시의 풍성함을 드러내는 징표이기를 기대해본다.

4일 주식시장은 첫 거래일을 맞아 평소보다 한 시간 늦은 오전 10시에 여유 있게 개장한다.



글로벌 금융한파가 불어 닥쳤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비교적 안정감 있는 첫 출발이 기대되고 있다. 금호그룹 리스크 등 국지적인 문제들은 남아 있지만, 증시는 이미 연말에 개별 종목으로 선을 그을 만큼 자신감을 보여줬다.

올해는 지난해 많이 올랐다는 부담감과 짝수해 징크스 등으로 강한 모멘텀 확보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지난해 연말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증시 전반의 반등 분위기는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한 상투적이기는 하지만 ‘1월 효과’에 대한 학습 효과도 상당 부분 증시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년 연휴동안 해외 지표는 다소 엇갈렸다. 미국증시는 연말에 1% 하락한 채 증시를 마감했다. 실업지표가 양호하게 나왔지만, 이로 인해 부양기조가 사라질 것이란 우려감이 대두하면서 미국 증시가 하락했다. 유럽 증시는 소폭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오늘은 이명박 대통령이 오전 TV생중계로 신년연설을 갖고 집권 3년차를 맞는 경인년 새해의 국정운영 기조를 발표한다. 이 대통령은 친서민 중도실용의 정책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이를 위해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적인 역점을 두는 내용의 국정운영 구상을 설명할 예정이다.

희망적인 이야기를 전달할 것이라고 예고된 만큼 증시에 미칠 영향은 긍정적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 정부 들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주가가 울고 웃는 격이어서 정책 모멘텀과 관련된 종목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증권사 ‘오늘의 시황’
-연말 분위기 이어질 듯, 1월 효과에 주목

대우증권=1월 주식시장은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긍정적 유동성 환경이 유지되는 가운데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는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
다만 경계해야 할 요인은 미국 인플레 지표의 반등과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다.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비 1.8%, 전월비 0.4% 상승했다. 전년비 상승률은 9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소비자물가지수의 헤드라인이 12월부터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지수는 기본적으로 1600~1750p의 방어적 대형주와 우량 중소형주로 매매대상을 압축하는 것이 좋다. 추천종목으로는 POSCO (375,000원 ▲4,500 +1.21%) 한국전력 (19,340원 ▲130 +0.68%) LG전자 (107,900원 ▲700 +0.65%) SK에너지 (114,500원 ▲400 +0.35%) 롯데쇼핑 (62,400원 ▲200 +0.32%) NHN (159,800원 0.00%) 두산인프라코어 (7,840원 ▲80 +1.03%) 오리온 (14,910원 ▲10 +0.07%)우주일렉트로 (14,780원 ▲40 +0.27%) 탑엔지니어링 (5,290원 ▲40 +0.76%)를 꼽았다.

하나대투증권=1월 초반에는 투자심리가 나쁘지 않아 12월 후반에 보여주었던 모멘텀이 유지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판단된다. 12월 말에 불거진 금호그룹 사태를 통해서 보았듯이 문제를 해결하고 이겨낼 수 있다는 내성과 자신감은 충만해 보인다.
1월은 2009년 4분기실적을 결산하고, 2010년 산업전망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익 측면에서 접근하면 철강과 은행이 가장 매력적인 업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은 이익 모멘텀이 가장 뛰어나고, 은행은 2010년 이익 전망이 좋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12월 부진으로 가격 매력이 부각돼 전략적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증권=1월 증시는 지난 해 연말 시장의 연장선이 될 것이다. 추가적으로 1월 연초 효과의 가능성은 연말까지 지속된 해외 모멘텀의 지속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수급적으로는 지난 해 연말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물량의 원활한 소화 여부가 올 연초 효과를 좌우할 변수가 될 것이다.
금호그룹 리스크는 상당부문 시장에 인지되었다는 점에서 큰 파장은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우량 기업의 구조조정 이슈는 지수의 큰 흐름과는 별개인 개별기업의 위험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
이익 모멘텀 측면에서는 이익수정비율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지수보다는 종목
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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