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외건설 수주 700억불 넘는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0.01.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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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원전 계약·산유국 플랜트발주 증가 영향…대형사 목표치 대폭 상향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국내 업체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올해에는 7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가 계약고에 잡힐 예정인데다, 고유가 지속으로 인해 산유국들의 플랜트 발주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형건설사들도 지난해보다 수주 목표를 늘려 잡고 있다.

4일 건설업계와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해건협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중동·북아프리카 산유국의 플랜트 발주물량 증가와 UAE 원전 등이 계약고에 반영돼 지난해보다 50% 정도 증가한 7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역별로는 중동에서의 예상 수주규모가 총 480억달러로 전체의 65%를 차지하는 것을 비롯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각각 100억달러 이상씩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종별로는 플랜트 420억달러로 전체의 56.7%를 차지하고 건축 170억달러(23%), 토목 130억달러(17.6%) 등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UAE, 가나, 투르크메니스탄, 리비아, 알제리 등에서 계약이 유력한 공사물량만 35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올해도 해외건설이 강세를 이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유가가 70~80달러 수준을 유지, 산유국들의 인프라 및 플랜트공사 발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올 해외건설 수주 700억불 넘는다"


특히 1분기에 입찰이 진행되는 총 130억달러 규모의 샤(Shah) 가스플랜트와 100억달러 규모의 사우디 얀부(Yanbu) 정유플랜트는 올해 수주목표 달성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UAE 원전 수주 이후 터키와 요르단의 원전의 추가 수주도 유력해진 상황이다.



아시아 주요 국가들도 인프라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은 2013년까지 250억달러 규모의 지하철·도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를 체결한 인도도 이날 SK건설이 7700만달러 규모의 '파두르 원유 지하비축기지 건설공사'를 수주하는 등 국내기업의 진출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중남미도 금융위기로 중대형 프로젝트 입찰이 연기되거나 취소됐지만 베네수엘라·멕시코·에콰도르·콜롬비아 등을 중심으로 한 정유·석유화학 프로젝트, 칠레·페루·브라질 등을 중심으로 한 발전 플랜트 발주가 각각 본격화될 예정이다. 24조원에 달하는 브라질 고속철도와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 등의 입찰도 예정돼 있다.

이처럼 해외건설 프로젝트 발주가 늘어나면서 대형건설사들도 수주목표를 늘려 잡았다. 지난해 92억달러를 수주해 해외건설 수주 1위를 차지했던 삼성엔지니어링 (25,200원 ▼300 -1.18%)은 올해 100억달러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건설은 지난해 39억달러(해건협 신고기준, 자체집계 48억달러) 수주에 이어 올해는 52억달러(한화 6조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27억달러와 26억달러를 각각 수주한 대우건설 (3,780원 ▲5 +0.13%)대림산업 (56,600원 ▲1,900 +3.47%)도 올해는 45억달러, 40억달러로 70% 이상 수주 목표를 높여 잡았다.

"올 해외건설 수주 700억불 넘는다"
지난해 70억달러를 수주했던 GS건설 (15,840원 ▲70 +0.44%)은 목표를 늘리기로 했지만 폭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고 현대건설 (35,100원 ▲300 +0.86%)은 지난해 65억달러를 목표로 했다가 43억달러 수주에 그친 것을 만회하기 위해 목표를 큰 폭으로 상향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억달러 수주에 그쳤던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건설부문은 정연주 사장 취임 이후 수주 포트폴리오 개편작업을 진행 중이어서 수주목표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UAE 원전 수주 등을 감안해 수주액을 큰 폭으로 늘려 잡는 분위기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시장에서 사업수행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시장점유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올해도 이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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