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차 탐구생활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2010.01.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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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에 새 차 뽑았는데 벌써 네 번째 블루핸즈(파란손)로 출근했어요. 인터넷에서 고수님들에게 조언을 구했어요. ‘조용히 얘기하면 절대 안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평소 잘 안 쓰는 육두문자 많이 외웠어요.

처음에는 ‘점검해 봤는데 별다른 이상없습니다’는 말을 믿었어요. 새 차에 내가 적응이 안돼서 그러나 보다 했어요. 그런데 갈수록 이상한 거예요. 소음도 심하고 새 차가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며칠 후 다시 파란손을 갔어요. 이번엔 직접 동승해서 문제가 있는지 체크해 주겠다네요. 소음이 좀 심한 거 같은데 본사에 문의해 보겠다는 거예요. 정말 기뻤어요.

그런데 대답은 의외였어요. “손님 본사에 문의해 봤는데 ‘원래’ 그런 소리가 난다고 하네요. 제품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손님이 너무 예민하신 거 아닌가요?”라고 묻더라구요.



그런데 현대차가 무상수리를 해준다는 기사가 나왔어요. 너무 기뻐서 파란손에 다시 갔어요. 그런데 ‘아직 본사에서 지시가 내려온 게 없다’고 집에서 기다려달라고 하더군요.

결국 운전할 때마다 음악소리를 크게 틀었어요. 한달쯤 지났는데 연락이 왔어요. 업그레이드도 받고 부품도 교환하라네요. 2시간 넘게 열심히 고쳐 주셨어요. 그런데 등속조인트는 부품이 없다며 다음에 다시 오라네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인터넷 고수님들의 조언을 실천에 옮겼어요. 육두문자도 좀 써 주고 소리도 좀 질러줬어요. 상관으로 보이는 분께 항의도 했어요. 그랬더니 없다던 부품을 어디서 구해왔어요. 역시 우리나라에선 목소리 큰 사람이 최고예요.


본사 상담원에게도 전화를 했어요. 상담원은 “고객님 100대 중에 한 두 대 정도만 문제가 있는 거라 제품 자체의 결함으로 보긴 힘들다”고 하네요. 파는 사람에겐 100대 중 1대겠지만 저에겐 이 차가 전부라 씁쓸하네요.

요즘 현대차 타보면 정말 외제차랑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요. 디자인도 외제차 뺨치는 수준이에요. 그래서 현대차는 요새 참 잘나갑니다. 작년에는 전 세계에서 310만대를 팔아 사상 최고 기록도 갈아 치웠다네요.



그런데 유독 애프터서비스는 옛날 그대로예요. 정몽구 회장님, 새해에는 공장만 가지 마시고 서비스센터에도 가셔서 한 말씀 해 주세요. 애프터서비스가 신차 품질 정도만 되면 정말 ‘퍼팩트’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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