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행장은 31일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회장직 선임 과정이 불공정하다는 여론이 있어 회장직 지위에서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현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결코 아니며, 지주회사 대표이사 행장 직위는 그대로 유지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회장 선임 절차가 불공정했다는 등의 비판여론이 있는 현실에서 더 이상 회장선임절차에 참여하는 것은 KB와 주주 그리고 고객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심사숙고 끝에 회장내정자로서의 지위를 자진 사퇴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는 강 행장의 사퇴로 다음 달 7일 예정됐던 임시 주총도 취소키로 했다. 당초 주총에서는 강 행장을 회장으로 선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회추위 구성과 일정 등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회추위가 구성되면 출마하겠느냐'는 물음에 강 행장은 "그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금융계는 강 행장이 차기 회장이 선임 될 때 까지 행장 직을 유지하며 뒷수습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장 선임 뒤에는 행장 직을 내놓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나치게 권력화 됐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사외이사들 중 사퇴 의사를 밝힌 이사는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 행장이 사퇴함에 따라 KB금융의 향후 경영 전략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B금융 회장직은 지난 9월 황 전 회장이 자진사퇴한 뒤 3개월 동안 공석으로 남아있다.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선 최소 2개월이 걸리는 탓에 당분간 인수·합병(M&A) 등 주요 업무가 중단될 수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당국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져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