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통 금호타이어, 최대 위기 맞았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12.3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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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상황 나아지고 있지만 '특단 조치' 없으면 힘들듯

금호타이어 (4,420원 ▲20 +0.45%)가 누적된 실적악화와 그룹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창사 50년 만에 사상 첫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가면서 그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 측은 최근 들어 영업이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정상화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근본적 수익 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워크아웃으로도 회생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금호타이어 고위관계자는 30일 "내년 1분기 흑자전환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조금만 더 버티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이후 영업사정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동률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도 96~97%선을 유지해 글로벌 위기 이후 50% 대까지 추락했던 상태에서 완전히 회복했다. 주문량은 해외공장을 포함해 3개월분을 확보하고 있다. 한때 1500만 본까지 치솟았던 재고량은 적정수준을 회복했다.



또 외국에서 이미 5~8% 제품 가격을 올렸고 국내서도 내년 초 5% 가량 인상할 예정이어서 수익성도 나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아울러 이번 워크아웃과 별개로 진행돼 온 조직 슬림화 작업도 본격적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경영환경은 더욱 개선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무구조가 너무 악화돼 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고질적 국내공장 생산성 문제와 동종업계 대비 높은 인건비 등으로 수익구조 개선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는 "금호타이어는 평균 인건비가 4000만 원대로 3000만 원대인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보다 훨씬 높다"며 "국내공장 제조원가도 해외공장에 비해 30% 이상 높아 올 3분기 경쟁업체들이 20%씩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는 동안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올 3분기까지만 1614억 원의 영업적자와 336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내년 1분기 동안 갚아야 할 돈은 1567억 원이며 대우건설 지분도 5.61% 갖고 있어 매각에 따른 손실도 최소 2000억 원을 넘을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대우건설이 매각돼도 버티는 기간을 몇 달 더 연장하는 수준이라는 극단적 분석도 내놓는다.

여기에 최근 톤당 1300달러 선을 유지하던 천연고무 값이 2700달러까지 올라 원가부담이 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특히 올 들어 영업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유통망도 교란됐다. 시장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딜러들에 대한 가격정책에 일관성을 잃었다"며 "금호타이어에 대한 딜러들의 신뢰가 떨어진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는 금호타이어에게 2010년은 가장 중요한 한해가 될 전망이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업력, 브랜드 가치, 기술력 등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인 금호타이어가 안타까운 상황을 맞았다"며 "어렵겠지만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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