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산업은행이 사모투자전문회사(PEF)를 통해 대우건설 (3,810원 ▲90 +2.42%) 주식 50%+1주를 주당 1만8000원에 매입하는 방안을 발표하자 대우건설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 관계자는 종무식을 하루 앞둔 이날 기자와 만나 올 한해를 회상했다.
대우건설 매각을 둘러싸고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시장에선 끊임없이 산은PEF의 대우건설 인수설이 나왔다.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기업들이 대우건설 인수를 꺼리고 있어 산은PEF에 매각된다는 얘기였다. 산은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매각과 관련해 온갖 설이 난무하던 지난달엔 매각주관사를 맡고 있던 산은이 갑자기 주관사 업무를 포기하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산은이 매각주관사에서 빠지자 산은PEF의 대우건설 인수에 더욱 힘이 실렸다. 그러나 산은은 또다시 부인했다. 특혜시비를 이유로 끝까지 아니라고 주장했다.
4개월가량 지난 지금 결국 시장의 예측대로 됐다. 금호그룹은 채권단에 금호산업 (3,875원 ▲75 +1.97%)과 금호타이어 (6,580원 ▲40 +0.61%)의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또 대우건설을 시장에 매각하는 방안을 철회했다. 채권단이 금호그룹의 유동성을 악화시키는 대우건설 풋백옵션(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 부담을 해소키 위해 대우건설을 산은PEF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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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은 이제 스스로 문제를 제기한 특혜 시비를 차단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당장 내년 초 채권단 협의 등 앞으로 할 일이 첩첩산중이다.
올해도 이제 31일 단 하루 남았다. 대우건설은 이날 오후 종무식을 연다. 3년 만에 회사가 또다시 매각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대우건설 직원들의 기분은 착잡하지만 그들은 같은 처지의 현대건설을 몇년 만에 정상화시킨 산은에 기대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