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먼저 매각하는 것이 마켓 컨센서스"

더벨 배장호 기자 2009.12.3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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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에게 자구노력 보여줘야"...금호석화는 워크아웃에서 제외될 듯

더벨|이 기사는 12월30일(13:2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워크아웃에 들어갈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가장 먼저 해야할 자구 노력은 `대한통운 (93,400원 ▼1,300 -1.37%)을 먼저 내놓는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자산 가운데 지금 당장 시장에서 팔 수 있는 물건이 대한통운 정도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호의 의지다. 하지만 금호측의 반대와는 무관하게 채권단이 구조 조정의 일환으로 대한통운 매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30일 "금호로서는 팔릴만한 자산을 먼저 팔아 채권단에게 자구 노력을 보여줄 수 밖에 없다"며 "금호가 이 지경까지 몰린 이유가 바로 팔리지 않을 물건을 비싸게 팔려고 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한통운 이외에 금호가 시장에 내놓을만한 자산이 없는 점도 대한통운 매각 가능성을 높게 만드는 요인이다. 대우건설은 이미 산업은행 등 채권단 처분에 내맞겨진 운명이다.

그외 아시아나항공 (10,410원 ▲10 +0.10%)도 매물로 거론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계열사여서 일단 금호 스스로 강력히 반대할 공산이 크다. 설사 매각에 동의해도 팔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어려운 시기를 버티고 있는 동종업계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살만한 여력이 되는 곳은 없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항공기 대부분을 리스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 자산으로서의 매력도 그리 크지 않다.

투자 매력 측면에서 보면 그나마 금호석유화학 아래에 있는 화학 계열사들이 좋아 보인다. 하지만 금호 그룹이 워크아웃의 영향권에 금호석화까지 미치는데 극구 반대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실제 금융권에서는 금호석화를 워크아웃에서 제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한통운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금호 그룹 일가를 제외한 대한통운 주주들도 매각에 대체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대한통운 인수 당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투자회사 관계자는 "무조건 팔려야 한다. 그룹은 대한통운 인수 직후부터 회사 내 현금을 그룹으로 빼내는 일에만 몰두했다"며 "그나마 영업가치가 살아있을 때 팔아야 금호도 살고 대한통운도 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금호가 대한통운을 통해 그룹을 지원했던 사례들을 거론하며, 그룹의 대한통운 소유에 대한 무자격을 강하게 지적했다. 광주고속터미널, 금호리조트, 금호렌터카 등을 대한통운에 떠넘기는 과정에서 고가 매입 등 배임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수차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통운의 다른 재무적 투자자는 현재 진행 중인 금호렌터카 매각 딜에 대해서도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된 이상 매각 작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금호렌터카는 대한통운 주주들의 재산"이라며 "대한통운 대주주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현 상황에서 매각을 강행할 경우 또다른 배임 시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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