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대상에 오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나란히 하한가로 추락했다. 거래량은 평소의 20%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장 초반 하한가로 급락했다 오후가 다가오면서 마이너스 7~10%선까지 회복한 상태다. 일단 워크아웃 대상으로 언급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과 함께 양대 지주회사 역할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지배구조의 급격한 변화와 그룹 자산의 현저한 축소도 불가피하다.
다만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두고 봐야 한다는 조심스런 해석들이 나온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지금까지 보도된 바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 대상에 들어간다는 건 그룹 전체가 채무조정 대상이 된다는 게 아니라 두 계열사를 통해 나머지로 튀는 불똥을 막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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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워크아웃 대상에서 제외된 상장사가 지나치게 많이 하락하면 매수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며 "채권단이 어떤 조건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접근 포인트와 시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얼마전 금호석유화학이 금호산업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지분 12%를 인수해 26%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삼구 회장이 확고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항공만큼은 채권단에 내줄 수 없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이 워크아웃 대상에 거론되지 않는 것도 그나마 금호에 대한 배려가 아니겠느냐는 게 그의 해석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이 내내 금호그룹에 종속된다면 대우건설 리스크를 짊어지고 가야 한다는 점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송창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전망에 초점을 맞췄다.
송 연구원은 "대우건설 지분 2.8%를 보유하고 있어 풋백옵션 3만1500원과 금호의 매각 희망가 2만원에 매각된다 해도 1100억원의 매각 손실이 발생한다"며 "증권사 컨센서스를 보면 내년 아시아나항공이 430억원 순이익이 예상되지만 결국 대우건설 매각손실은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이 워크아웃 대상에 들어가지 않고 대우건설 매각 후 손실이 발생한다고 가정해도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매수를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