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금융기관의 자율경영 보장과 1등 건설사라는 자존심과 역량을 바탕으로 쾌속 성장을 이뤘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매출 7조원 시대를 열면서 올해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를 탈환했고 매출 9조원 대를 전망하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인수는 재매각 과정에서 무리한 시장경쟁으로 금호그룹이 채권단에 제안한 풋백옵션과 같은 독소조항이 또다시 발생할 소지를 없앴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만약 시장 매각을 고집했을 경우 금호그룹의 풋백옵션에 맞먹는 독소조항이 대우건설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대우건설 중역은 "현대건설 사례에서 보듯이 산업은행이 인수하면 초기에 사외이사진을 채권단이 포진하겠지만 자율경영 기조는 유지하지 않겠냐"며 "산업은행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건설은 산업은행 인수가 확정되면 이익 제고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금호그룹 인수 이후 이익보다는 성장 일변도 전략을 요구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대우건설의 3분기 누적매출은 5조9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580억원으로 46.2%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