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등 워크아웃 수순, 내일 긴급이사회

김익태 서명훈 반준환 기성훈 기자 2009.12.2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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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출연 등 범위 놓고 밀고당기기 협의중인 듯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사인 금호산업 (3,810원 ▲20 +0.53%)이 사실상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연내 매각이 물 건너 간데다 일부 계열사 유동성 문제가 점차 확산되자 채무동결을 포함한 워크아웃 방안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에서는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 역시 워크아웃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29일 “채권 금융사들과 워크아웃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권은 금호측과 채권단이 워크아웃시 대주주의 사채출연 등 책임 범위 및 방법을 놓고 밀고 당기는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은 30일 오후 3시 긴급 이사회를 개최한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 금호아시아나 플라자와 관련한 보증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그 외 안건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일 긴급이사회에서 금호산업 등 일부 계열사의 워크아웃 신청은 물론 대우건설 매각 문제도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그룹 고위 관계자는 “공식 안건은 하나지만 최근 그룹이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는 만큼 경영 전반에 대해 광범위하게 얘기를 나눌 것”이라며 “워크아웃 문제가 정식 안건은 아니지만 얘기가 나오면 논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과 채권단에서도 금호그룹이 워크아웃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금호그룹의 전체 부채 중에 단기 차입금 비중이 너무 커서 어느 한 곳의 유동성 위기가 다른 계열사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대우건설 매각이 자꾸 지연되고 최악의 상황에는 그룹 전체의 워크아웃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워크아웃을 통한 정상화라는 방법에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지만 워크아웃 대상에 대해서는 다소 시각차가 느껴진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동의가 필요한데 그 전제 조건이 철저한 자구계획”이라며 “자구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소수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공통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호그룹은 연내 완료키로 했던 대우건설 매각이 사실상 물 건너감에 따라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호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 등 현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입장 발표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에 대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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