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크아웃 신청설 왜 나왔나= 금호산업의 워크아웃 신청설의 진원지는 대우건설이다. 금호 측이 대우건설을 매각해도 금호산업이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풋백옵션 차액이 워낙 크다. 풋옵션 계약을 이행할 경우 금호산업은 대우건설 주식을 3만1500원에 사야 하는데, 부담이 모두 4조2000억 여원에 달한다.
하지만 금호산업이 현재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18.6%)의 장부가는 2만5000원. 이를 1만5000원에 팔면 2조원 이상의 매각손이 발생한다. 1만8000원에 매각하더라도 1조5000억 원 가량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채권단은 금호생명과 서울고속터미널 부지 등 계열사와 자산을 매각해도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 문제의 핵심은 (대우건설) 매각손'(금융당국자)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금호그룹이 희망하는 대우건설 매각가격은 주당 2만 원 선. 이 경우에도 각 계열사가 부담해야 하는 추가자금 부담은 모두 9395억 원선으로 파악된다. 대우건설 지분에 따라 △금호산업 5380억 원 △금호타이어 1620억 원 △금호석화 1300억 원 △아시아나 810억 원 △금호생명 290억 원 등이다.
하지만 내년 1월15일 행사일 직후부터는 확정채무가 돼 손실을 반영해야 한다. 2009 회계연도에 이를 반영하면 금호산업은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금융계의 예상이다. 손창호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금호그룹 전체적으로는 지분법투자증권 처분 관련 손실이 1조300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렇게 되면 금호그룹의 자기자본은 올 3분기 말 3조6406억 원에서 35.7% 감소한 2조3401억 원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룹 전체 부채비율도 442%로 상승해 적신호가 켜진다. 계열사 부채비율도 금호산업 600%, 금호타이어 571%, 금호석화 271%, 아시아나 603% 등으로 크게 오른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그룹 전체적으로는 내년 채권은행의 주채무계열 평가에서 워크아웃에 해당하는 'C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워크아웃을 피하려면 대우건설 매각가격이 주당 2만 원을 크게 상회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