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워크아웃' 가나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09.12.29 18:22
글자크기

내일 긴급 이사회… '월급 지급연기' 금호타이어도 우려

대우건설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일부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을 신청할 가능성이 본격 제기되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이 실패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금호산업과 최근 단기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 두 곳이 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9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30일 오후 3시 긴급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날 이사회의 공식 안건은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베트남 금호아시아나 플라자의 보증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일각에서는 워크아웃 신청 문제가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까지 완료될 계획이었던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난항을 겪으며 매각 무산 가능성이 짙어지자 금호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계열사에 연쇄적으로 파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협력업체 결제일과 차입금 상환 등 연말 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자금이 부족해져 매월 27일이던 급여 지급을 1월 초로 미뤘다. 회사 측은 자금경색이 일시적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지난 24일 만기가 돌아온 3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밤 9시가 넘어서야 겨우 막을 정도로 금호타이어의 유동성 문제는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산업의 경우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I)에 지급해야 할 풋백옵션 대금 문제로 인해 완전자본잠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그룹이 FI들에 지급해야 할 풋백옵션 규모는 약 4조2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자베즈파트너스(Jabez Partners)와 TR아메리카컨소시엄(TRAC)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했으나 이들 한 곳에 매각이 불투명해지면서 산업은행에 넘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중인 매각가격이 2만원 이하인데다 산업은행에 매각하는 경우 매각가격은 이보다 훨씬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금호산업으로서는 어느 경우라도 막대한 매각손실을 피할 수 없다.

문제는 대우건설 매각의 불투명성이 이미 금호 전체의 유동성 위기 상황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이 금호그룹의 주요 계열사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또는 부정적 검토 대상으로 조정했다. 금호그룹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금호타이어의 예와 같이 금호 계열사에 대한 차입금 상환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금호그룹의 전체 부채 중에 단기 차입금 비중이 너무 커서 어느 한 곳의 유동성 위기가 다른 계열사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대우건설 매각이 자꾸 지연되고 최악의 상황에는 그룹 전체의 워크아웃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금호석유 (157,700원 ▲11,200 +7.65%)화학이나 아시아나항공 (10,390원 ▼20 -0.19%)을 지키기 위해서 회생이 거의 불가능해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해 워크아웃을 신청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매각 작업이 늦춰지고 있는 대우건설도 결국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구도 속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PEF를 조성해 대우건설 지분을 인수하거나 채권단이 공동관리하는 등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부채탕감, 일부 계열사 매각 등의 구체적인 이야기가 지난주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관계자는 "금호가 산업은행과 대우건설을 비롯한 그룹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진행 상황에 따라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석유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