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회사채 발행 쉽지 않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12.2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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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 잇딴 신용등급 하향…자금조달 악화

금호그룹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면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환경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2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최근 금호석유 (157,700원 ▲11,200 +7.65%)화학(신용등급 BBB)은 1년짜리 무보증 회사채 500억원어치 발행을 타진했으나 사전 수요조사(태핑) 과정에서 투자자 모집이 여의치 않아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대우건설 매각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이 채권시장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구나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금호산업 등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잇따라 낮추면서 투자 심리는 더욱 냉각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8일 금호산업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낮췄다. 또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대한통운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대우건설 인수 당시 투자자에게 제공한 풋백옵션과 관련, 4조2000억원의 우발 채무 부담이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배경이다.

정봉수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일부 투자자의 풋백옵션 행사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보상계약 이행을 위한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며 "핵심 자구책인 대우건설 매각이 지연되고 있고 대우건설을 매각하더라도 보상계약 주체인 금호산업은 대규모 손실과 이에 따른 자기자본 감소를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구조조정과 유동성 확보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재무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기업평가도 지난 25일 금호산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CP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한 단계 내렸다. 또 대한통운 등 4개 계열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검토 대상으로 조정했다.

금호아사아나그룹 회사채는 올 들어 고금리로 발행되는 등 재무적 부담이 금리에 반영돼 왔다.

실제로 지난 14일 금호산업은 1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를 연 10.80%란 고금리로 발행했다. 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금리가 연 3%대인 점을 고려하면 3배 높은 수준이다. 또 금호산업과 신용등급이 같은 한국토지신탁이 발행한 1년6개월짜리 회사채 금리 9.30%보다도 높았다.

한 증권사 채권상품 관계자는 "현재로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 투자자에게 매수를 권할 수 없는 상황이고, 투자하려는 수요도 거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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