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아수라장..얼어붙은 서울시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9.12.2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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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사고·버스연착·지각 속출…예측못한 기상청·늑장대응 서울시 합작품(?)

지난 27일 서울에 기습적으로 내린 폭설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으면서 28일 오전 시내 출근길은 아수라장이 됐다. 기상청의 빗나간 예보와 서울시의 늑장 대응이 혼잡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27일 오후부터 이날까지 9273명의 인력을 동원해 염화칼슘 28만여포대(15톤 덤프트럭 470대 분량)를 살포하는 등 사상 최대 제설작업을 벌였지만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에선 출근길 거북이 운행이 이어졌다.



실제 이날 오전 9시 전후 강변북로 동부간선도로 입구-반포대교 북단 4.5㎞ 구간과 상수동사무소-한강시민공원 5.3㎞ 구간 등의 차량 속도는 시속 10~15㎞에 불과했다. 올림픽대로 역시 거의 전 구간에서 차량들이 시속 30~40㎞로 서행했다.

특히 한남대교 남단-반포대교 남단 양방향은 극심한 정체를 보였다. 간선도로와 주택가 이면도로 등은 제설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의 종종 걸음이 이어졌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한 시민들이 많아 차량수는 크게 줄었지만 눈길 접촉사고가 잇따랐다.



서울 지하철과 수도권 전철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환승역 계단과 통로는 한꺼번 몰린 승객들이 이리저리 떠밀리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빙판길 교통 혼잡으로 시내버스마저 연착해 지각하는 직장인들이 속출했다.

이번 혼잡은 눈 내리는 시각과 적설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기상청과 늑장 대응으로 혼잡을 키운 서울시의 합작품이라는 여론이다. 이번 혼잡은 눈 내리는 시각과 적설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기상청과 늦장 대응으로 혼잡을 키운 서울시의 합작품이라는 여론이다.

서울 반포동에 사는 회사원 윤모씨는 "어제 내린 눈이 2.6㎝라고 들었다"며 "겨울철 고작 2㎝ 눈에 서울의 거의 모든 도로가 마비되는 건 행정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시는 눈발이 거세진 지난 27일 오후 1시30분부터 긴급 제설작업에 나섰지만 꽁꽁 언 길을 녹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시 관계자는 "제설제가 잘 먹혀들지 않는 싸락눈이 내린데다 밤사이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졌다"며 "제설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아 평소 6∼7배에 달하는 제설제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출근길 혼잡에 대해서는 "3차례에 걸쳐 시내 곳곳에서 제설작업을 벌였지만 염화칼슘이 녹아 흘러 다시 결빙되는 구간이 발생한 것 같다"며 "하지만 결빙 방지를 위해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작업은 염화칼슘 살포 외에 특별한 대안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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