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칼럼]녹색성장, 그린IT가 답이다

표삼수 KT 기술전략실장 2009.12.3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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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삼수 KT기술전략실장(사장)↑표삼수 KT기술전략실장(사장)


지구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 지켜나가야 한다는 희망을 갖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렸던 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회의가 지난 19일 폐막됐다.

이번 회의는 각국의 이해가 팽팽하게 대립되어 기대했던 법적 구속력을 포함하지 못하고 포괄적 타협안 밖에 도출하지 못한 상태로 끝맺었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202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의 기온상승을 섭씨 2도 이내로 제한할 것과 개발도상국 경제지원을 위해 1000억 달러의 기금을 마련키로 했다.



일부에서는 "알맹이가 없는 회의"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번 회의가 190개국이 대표단을 파견하고 130여 개국 정상들이 회의에 참석할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세계인들의 큰 관심 속에 진행된 이유는 환경문제 때문이다.

세계는 기후변화로 상징되는 환경위기와 자원위기에 직면해 있다. 2006년 세계적 기후학자인 런던 정경대 니컬러스 스턴 교수는 "현재와 같은 에너지 소비체계가 계속 될 경우 기후 변화로 인한 경제손실이 매년 세계 GDP의 최대 20%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성장보다도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며,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성장, 소위 녹색성장이 주목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러한 환경의 위기를 맞아 선진국들은 보다 안정적인 자원을 확보하려는 치열한 경쟁을 벌여는 한편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온실가스 배출국이며 에너지 효율도 낮은 나라다. 이는 자원이 없는 가운데 시스템적으로 수출주도형 산업, 그 중에서도 제조업 위주의 산업이 발달한 데 따른 피할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자원빈국이자 열악한 환경관리 여건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가 언제까지나 환경을 무시할 수는 없다. 각 국가가 환경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녹색성장은 필수적이다.

녹색성장의 핵심은 환경과 경제성장 간에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미래 국가비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제시한 것도 이런 맥락이며, 그에 따라 올해 녹색성장 비전 추진을 위해 녹색성장위원회가 대통령 직속기구로 출범했다.

또한 IT 분야에서 녹색성장을 추진하기 위해서 '그린IT 국가전략'이 수립됐으며, 마침내 지난 11월 민관 공동으로 '그린IT협의체'가 발족했다. 참가자는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부처 차관, 정보통신산업협회 등 IT협회, 한국전력·KT 등 업계, ETRI를 포함한 연구기관, 인터넷진흥원 등 유관기관을 포함해 말 그대로 국가와 민간분야가 결집한 협의체다.


그린IT협의체는 그린IT가 정부 혼자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민관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설립된 것이며, 앞으로 그린 IT전략의 성공적 이행과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지속적 정책과제 개발에 많은 역할을 할 계획이다.

그린IT협의체는 전문성 제고와 효율적 운영을 위해 주제별로 △IT 제품·서비스 그린화, △산업·업무환경 저탄소화, △IT기반 녹색 생활혁명, △스마트 그린 SOC의 4개 분야로 나누어 활동을 전개하고 각 분과 합동으로 그린IT 표준화 및 국제협력기능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그린IT 제품의 개발과 수출은 IT제품서비스 그린화 분과에서 진행하고 스마트그리드는 스마트그린SDC 분과가 담당하는 형태이다.

전남 순천시에서 추진하는 것 중에 'U-순천만 생태환경관리'사업이 있다. 순천시내에서 순천만으로 이어지는 물길에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 산성(Ph)정도와 수온 등을 감지해 통보하고, 생태학습 정보시스템을 휴대용 단말기로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순천시는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총회에서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이 같은 사례를 전세계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프랑스 낭트시의 장 마르크 에호 시장은 "이렇게 아름답고 생동감 있는 자연경관을 첨단기술로 유지, 보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순천시의 사업은 IT와 환경이 선순환하는 초기의 모습이다. 하지만, 앞으로 IT강국인 대한민국에서는 그린IT가 환경보호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강점인 IT를 활용해 고부가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며, 그 과정에 민관협의체인 그린IT협의체의 역할에도 많은 기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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