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상최대 6000여명 명퇴 왜?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9.12.2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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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 합병 이어 조직혁신의 또하나 승부수...연간 인건비 4600억 절감 효과

KT (40,800원 ▲1,050 +2.64%)가 28일 국내 기업사상 최대 규모인 5992명의 명예퇴직을 확정했다.

이번 대규모 명퇴는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발맞춰 글로벌 컨버전스 리더로 도약하기 위해 KT가 지난 6월 KTF 합병에 이어 두 번째로 내놓은 승부수.



당장 KT는 이번 명퇴로 약 8400억원 가량으로 명퇴 비용을 부담해야한다. 당장 영업이익 1조8000억원 등 올해 경영목표 달성은 물건너 간 셈이다.

하지만, 이번 명퇴를 통해 기업구조를 슬림화하고, 젊게 변화시킴으로써 조직개혁과 신사업 추진에 가속도를 붙여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사상 최대 명퇴로 조직에 숨통 틔워

이번 명퇴에 따라 KT의 직원수는 3만7000명에서 3만1000명선으로 감소하게 된다.

그동안 KT는 다른 통신업체에 비해서 훨씬 노령화된 인력구조를 갖고 있어 조직운영 등 경영에서 상당한 부담을 겪었다. 실제로 이번 명퇴대상인 근속 15년 이상인 직원수가 전체 직원의 68%에 달했다. 또한 매출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은 KTF 합병전 20%에 달했다.


이번 명퇴가 이석채 회장의 취임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KT 조직혁신을 위한 또 하나의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회장은 올해초 KT 사령탑을 맡은 이후 비리임직원을 고발하는 등 강도 높은 조직개혁을 추진했지만, 인력구조조정과 관련해선,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없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그만큼 인력조정문제는 민간한 이슈였고, 최후의 수단이었기 때문.



KT 노조가 특별 명퇴를 요구하면서 KT는 명퇴에 따른 부담을 덜면서 인력축소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다. KT는 당초 명퇴인원을 3000명선으로 잡았지만,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차원에서 대부분의 명퇴신청을 수용, 6000명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명퇴인원을 확정했다.

◇조직개혁 드라이브 '가속'

KT는 이번 명퇴에 따른 비용부담은 약 8500억원선으로 추산된다. 지난 2003년 5000명 명퇴시(퇴직비용 8000억원선)에 비해선 인원수가 1000명 늘었지만, 퇴직금 중간정산 등으로 전체 비용규모는 비슷한 수준이라는 설명.



KT는 이에 따라 올해 경영목표로 제시한 영업이익 1조8000억원의 달성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KT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규모는 1조1611억원이다. 현 상태라면 올해 연간목표 달성은 무난하지만 명퇴비용으로 사실상 올해 영업이익 목표 달성을 어렵게 됐다.

대신 KT는 이번 명퇴에 따라 내년부터 군살을 뺀 조직을 기반으로 조직개혁 및 신사업추진에 더욱 가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

단기적으로 올해 경영목표 달성을 포기하는 대신 장기적으로 인력규모 및 인건비 축소 등 경영여건을 개선하는 전략적 선택을 한 셈이다.



실제로 KTF 합병에 이어 이번 명퇴로 인해 KT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부담이 내년부터는 11~12%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KT는 신사업 추진 등에 필요한 신규인력 채용에도 더욱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내년에만 신규채용을 포함해 약 10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명퇴에 따라 KT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기존 조직개혁을 가속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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