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10,540원 ▲20 +0.19%)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얘기다. 대우건설 (3,810원 ▲90 +2.42%) 매각 문제를 놓고 입장이 갈수록 모호하다. 최근 "산은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입장이 더욱 애매해지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관련 업계에선 산은이 조성하는 사모투자펀드(PEF)에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금호그룹에 결단을 내릴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무작정 '아니다'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당국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어서다. 금융계 안팎에서 최근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요구로 산은이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수차례 나오고 있지만, 산은은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고 있다.
금호그룹은 일단 우선협상대상자인 자베즈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에 매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가능성은 낮다. 이들 인수 후보군들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최근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금호그룹에 요구했다는 오너의 사재출연과 추가 구조조정 방안이 산은의 난처한 입장을 대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은이 특혜시비를 일축하고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면 이 같은 '명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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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산은 관계자는 "당국에서도 이번 딜이 무산될 경우에 대비해 비상대책을 주문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진 오리무중이다"고 귀띔했다.
결국 금호그룹의 결단에 따라 산은의 입장도 명확해질 전망이다. 금호그룹은 곧 대우건설 매각에 대한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이 있기 때문에 금호그룹으로선 당국의 요구대로 연내에 입장을 밝힐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이 결렬된다면 산은은 대우건설 매입가격을 시장 매각 가격보다 훨씬 낮게 요구하면서 금호에 유동성 확보를 위한 추가 구조조정을 요구할 것이다"며 "이 같은 시나리오도 결국 금호그룹이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