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대우건설 매각무산 '플랜B' 검토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09.12.2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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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협상대상자 자금조달ㆍ인수가 부정적..이번주 초 최종 결정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현재 진행 중인 대우건설 (3,810원 ▲90 +2.42%) 매각작업이 무산될 것을 염두에 두고 산업은행과 논의 중이다. 대우건설 문제가 산업은행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당국과 대우건설 M&A 참여자들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당초 지난주 중 발표 예정이었던 대우건설 매각에 대한 최종 결정을 이번주 초로 미뤘다.



우선협상대상자인 자베즈파트너스(Jabez Parters)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TRAC)은 금호와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협상을 지난주초 모두 마치고 금호의 최종 결정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금호는 내부적으로 이들 중 한 곳에 매각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는 대신 지난 주말에 산업은행과 대우건설 문제를 금호그룹 전체의 구조조정 구도 속에서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은과 금호가 수시로 연락하고 만나 대우건설 매각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 (이러한 논의 진행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우건설 문제에 대해 매각 주관사인 노무라증권의 역할은 거의 없고 금호가 직접 나서고 있다"면서 "산은이 그동안 대우건설 인수금융이나 산은 PEF 등 여러 방안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기 때문에 매각작업이 잘 안되면 금호가 산은과 얘기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 공식적인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지난 18일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대우건설 매각이 잘 안될 때에 대비한 '플랜B'를 마련해두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등 시장에서는 산은이 대우건설 매각에 관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산은이 사모투자펀드(PEF)를 조성해 대우건설을 인수하고 금호산업을 비롯한 계열사들에 대해 출자전환을 해주거나, 채권 은행들과 공동관리하는 등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호는 지난달 말 자베즈와 TR아메리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복수 선정하고 이들 양쪽과 매각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이들의 자금조달 능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해 시일을 끌어왔다. 또 자베즈는 본입찰 당시 2만1000원대의 인수가를 제시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이를 1만9000원대로 낮췄고, TR아메리카 역시 처음 제시했던 1만9000원에서 10%까지 조정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어 대우건설 매각가격이 금호가 애초에 기대했던 2만3000원 이상과는 크게 벌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금호그룹은 산은이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서로의 입장 차이를 조율해 본 후 이번주 초에 대우건설 매각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각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금호가 대우건설 지분을 산은 쪽에 넘기는 방안으로 기운 것 같다"면서 "매각 가격이 2만원을 넘지 못하면 어차피 계열사 출자전환 문제 등으로 산업은행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데 그럴 바에는 대우건설도 지금 시점에서 산은이 인수해주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판단을 하고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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