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오너 사재출연 검토해야"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9.12.2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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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재무구조 개선위해 강도높은 구조조정 주문

금호아시아나 (10,410원 ▲20 +0.19%)그룹의 대우건설 매각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채권단이 금호그룹에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호그룹 채권단은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매각이 성사돼도 재무구조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금호그룹 경영진에게 오너의 사재출연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금호그룹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려면 다른 계열사나 자산의 추가 매각 등 구조조정 수위를 높여야 한다"며 "대주주가 사재출연과 같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이 이처럼 금호그룹에 고강도 구조조정을 주문한 것은 금호그룹 문제가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금호그룹은 현재 대우건설 매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자베즈 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다. 매각이 내년으로 미뤄지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내엔 무조건 대우건설을 매각할 것이라고 밝힌 금호그룹은 계속 코너에 몰리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내년 1월15일로 풋백옵션 행사를 연기해줘 시간을 벌었지만 매각과 관련해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서다. 연내 매각이 무산되면 금호그룹은 금융시장에서 신뢰를 잃게 된다.

더구나 매각이 이뤄져도 최근 대우건설 주가를 고려할 때 금호그룹이 지난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에게 지원받은 3조5000억 원보다 적을 것으로 보여 금호그룹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채권단은 금호그룹이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금호그룹 주요 계열사의 출자전환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 등 비상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금호그룹은 채권단 관리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고 독자적인 경영권 행사를 할 수 없게 된다.

금융계 관계자는 "과거 대기업그룹 구조조정 때 채권단이 지원하는 대신 대주주의 사재출연을 요구한 사례가 있다"며 "채권단이 금호그룹 오너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지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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