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의 '손가락 조직론'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09.12.2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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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별 조직 내 역할 강조해 눈길

구자영 SK에너지 (112,500원 ▼2,000 -1.75%) 사장이 '손가락 조직론'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구자영 사장 ↑구자영 사장


구 사장은 23일 저녁 출입기자들과 가진 송년회에서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다가 조직 내 구성원의 역할과 리더십을 손가락으로 설명한 대목을 읽고 공감한 내용을 나름대로 재해석해 본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왼손을 펼쳐들고 "엄지는 최고경영자(CEO), 검지는 임원, 중지는 팀장(중간관리자), 약지는 사원(실무자), 새끼손가락은 신입사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 뒤 손가락 모양으로 각각의 조직 내 역할을 설명했다.

그는 "중지(팀장)가 가장 긴 것은 조직 내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고 가장 활발하게 활동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며 "그러나 중지가 혼자 잘났다고 나머지 손가락들의 역할이 줄어들면 그것은 조직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엄지(CEO)의 역할을 강조했다. 구 사장은 "엄지는 다른 손가락들과 외롭게 떨어져 있지만, 나머지 네 손가락과 맞춰보면 자연스럽게 만난다"며 "그런 점에서 CEO는 포용성과 개방성을 갖추고 조직 내 구성원 누구나 만나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성원들이 모두 사기가 떨어졌을 때도 엄지는 우뚝 서서 기를 살릴 수 있어야 넘버원의 조직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엄지가 다른 손가락 속으로 숨어버리면 주먹의 파괴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새끼손가락은 약속의 의미하는 약지에서 알 수 있듯이 회사의 미래를 책임지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덧붙였다.

구 사장은 또 "임원이 신입사원을 자주 만나거나, 팀장을 제치고 일반 사원과 밀착하는 모습은 해당 손가락을 붙여보면 얼마나 부자연스러운지 잘 드러난다"며 "그런 일들이 많아지면 조직이 피곤해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엄지와 검지를 합치면 동그라미(돈을 상징)가 그려지는데 이는 CEO와 임원이야말로 실적을 책임지고 회사의 경영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구 사장은 "올해는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정유업황이 나빴다"며 "내년에는 그 동안 준비한 기술기반의 다양한 경영전략을 통해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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