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대신 '안정·품질' 택한 현대車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12.24 14:16
글자크기

김용환 부회장 과도기 이끌 듯…현대모비스 위상 더욱 강화

정몽구 현대차 (239,500원 ▲2,500 +1.05%)그룹 회장은 '파격'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 역대 최대 수준의 승진인사를 단행하는 대신 최고경영자(CEO)급에서는 큰 변화를 두지 않았다.



또 연구개발 및 부품 품질 관련 분야 임원들을 중용, '품질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현대차그룹은 24일 부회장 2명, 부사장 7명 승진 등 모두 304명에 대한 2010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지난해 204명을 승진시켰을 때보다 무려 100명이나 많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미래를 위한 선택, 젊어진 현대차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왼쪽)과 정석수 현대모비스 부회장(오른쪽)↑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왼쪽)과 정석수 현대모비스 부회장(오른쪽)


최대 관심사였던 부회장 자리에는 김용환 현대차 기획조정실장과 정석수 현대모비스 사장이 각각 승진했다. 지난 11월 김용문 다이모스 부회장이 퇴임한데 이어 김동진 현대모비스 부회장과 김치웅 현대위아 부회장도 용퇴 의사를 밝혀 두 신임 부회장이 원로급의 빈 자리를 채워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임 김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데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영업본부장을 두루 거쳤고 기획력도 탁월해 그룹 운영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진, 김용문, 최재국 등 전임 총괄 부회장들의 공석을 채우면서 정의선 부회장이 업무 전반을 익히는 동안 중장기적 세대교체의 과도기 체제를 구성할 전망이다.


김용환 부회장은 56년생으로 현대차 부회장단(설영흥(45년생), 윤여철(52년생), 이정대(55년생), 최한영(52년생), 정의선(70년생), 이현순(50년생)) 가운데 정의선 부회장을 제외하고 가장 젊다.

정석수 신임 부회장은 52년생으로 김동진 부회장의 자리를 채우며 지주사 전환 및 그룹 수직계열화의 중심에 서 있는 현대모비스의 위상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장급 인사는 시행하지 않아 각 계열사별, 부문별 기존 체제를 유지했다. 부사장급에서는 현대·기아차 유일한 전무급 등기이사였던 이재록 기아차 재경본부장을 비롯 품질과 구매 쪽 임원들이 주로 승진했다.

◆R&D·품질로 현대차 영토 넓힌다

품질을 최우선으로 판매 확대를 이어가겠다는 정몽구 회장의 의지는 이번 인사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전체 승진 임원의 비율을 보면 연구개발 및 품질, 생산 부문이 40%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첨단 기술 선점에 집중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품질력과 직결되는 부품사업을 총괄하며 그룹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현대모비스의 위상강화가 두드러진다. 7명의 부사장 승진 대상자 중 3명(김순화 알라바마 법인장·송창인 품질본부장·김한수 구매담당)이 현대모비스 소속이다.

현대모비스는 2차 전지 사업 등 차세대 친환경 차량 개발 관련 각종 프로젝트도 주도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저탄소 녹색 성장이라는 미래 운명이 걸린 화두와 글로벌 부품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현대모비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내년 치열해질 글로벌 브랜드간 경쟁에 대비해 판매 및 마케팅 부문(승진임원 중 30%)도 강화됐다. 아울러 현대차 최초로 여성임원(김화자 신임 이사대우)도 탄생해 현장에 새로운 변화도 예상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