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신업계 "SKT-하나카드에 맞서자"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오수현 기자 2009.12.2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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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통신업계가 SK텔레콤 (57,500원 ▼900 -1.54%)과 하나카드의 제휴에 맞서기 위해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업무제휴에 나서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하나카드를 겨냥한 각종 서비스도 쏟아진다. '금융+통신'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SK텔레콤의 신용카드사업 진출은 벌써부터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금융+통신, 새 트렌드= '하나카드+SK텔레콤'의 조합은 '고객통합'이라는 실질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가 휴대폰에 통합되는 '제3세대 신용카드'를 접점으로 2개의 고객군이 하나로 합쳐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하나카드는 빠르면 내년 1분기에 카드가 없어도 휴대폰으로 상품구매나 가맹점 결제가 가능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갑에 꽂힌 여러 장의 카드가 휴대폰 하나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휴대폰을 칩이 부착된 상품 포장지나 스티커, 포스터 등에 갖다대면 곧바로 결제할 수 있다.

성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나카드와 SK텔레콤은 한국스마트카드의 'T머니'를 연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T머니는 지하철, 버스, 택시 등 후불식 교통카드 결제에서 시작됐으나 지금은 편의점, 제과점, 극장, 서점, PC방, 화장품점 등 가맹점을 총 6만곳가량으로 넓혔다.



T머니 결제는 월평균 600만건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결제액 903억원의 20% 정도가 비교통분야였으나 올 상반기에는 30% 이상으로 증가했다. 서명을 하지 않아도 결제가 가능하다는 편리함이 배경으로 분석됐다.

하나카드와 SK텔레콤은 카드의 결제기능을 휴대폰에 접목하면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권, 하나카드 겨냥 무(無)카드 각축=카드사와 통신업체들은 하나카드와 SK텔레콤이 내년 금융·통신서비스시장에 줄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보폭을 좁히고 있다. 무엇보다 하나카드가 모델로 하는 '무(無) 카드 결제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정보통신 솔루션업체인 솔버스와 손잡고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결제 서비스 '7353셀프페이' 도입을 준비 중이다. 카드회원은 휴대폰에 가맹점번호와 결제대금을 입력하면 카드를 긁지 않고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KT (41,800원 ▲100 +0.24%)의 대응도 기민하다. 카드사업 분사를 검토 중인 국민은행과 최근 전략적 제휴를 하고 '모바일 페이온'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하나카드처럼 휴대폰에 KB카드를 결합해 상품구매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KT, 보고펀드에 BC카드 공동인수 제안=KT는 아울러 BC카드 지분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단순한 제휴보다 SK텔레콤처럼 직접 카드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얼마 전 BC카드 최대주주인 보고펀드에 '공동인수'를 제안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보고펀드는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이 보유한 BC카드 지분을 인수했으나 여타 주주들의 견제 탓에 경영권은 확보하지 못했다. KT도 사정은 비슷하다. 우리은행, 신한카드 등에 지분매각을 제안했으나 진척이 없는 상태다.

금융계 관계자는 "KT 측이 보고펀드에 BC카드 지분을 함께 인수, 공동경영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안다"며 "보고펀드는 제안에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 않았으나 양측의 제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사모펀드인 보고펀드는 4~5년 뒤 BC카드 지분을 매각한다는 입장이다. KT와 보고펀드가 손잡는다면 사실상 BC카드의 경영권은 KT에 넘어간다는 얘기다.

SK텔레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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