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5000만원 올린 '혁신초교의 힘'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9.12.23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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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광주·양평 등 취학수요 전·월세 품귀

↑ 분당구 삼평동 보평초등학교 ⓒ김정태 기자↑ 분당구 삼평동 보평초등학교 ⓒ김정태 기자


"초등학교 취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전셋집을 찾아달라고 줄을 섰습니다. 전세 물건이 나오는 즉시 거래되고 있어요." (분당구 삼평동 L공인관계자)

내년 봄 새 학기를 앞두고 경기도 혁신학교 인근 주택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 혁신학교에 자녀를 보내려는 학교 수요가 몰려 전셋값이 3∼4개월새 최고 5000만원 이상 급등한 곳도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등 학군이 좋은 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새 학기를 앞두고 뛰는 것과 비슷한 풍경이다. 혁신학교는 경기도가 공교육 강화를 목적으로 도입한 새로운 학교 운영 모델로 지난 9월 초등학교 7곳, 중학교 6곳 등 13곳이 지정됐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동판교 봇들마을단지는 최근 전셋값이 5000만원 정도 올랐다. 단지 인근 보평초등학교가 지난 9월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전세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와 가장 가까운 동판교 봇들더원2단지 105㎡(이하 공급면적) 전셋값은 지난 9월 2억원에서 현재 2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봇들휴먼시아어울림 127㎡ 전셋값은 2억7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올랐다.

삼평동 판교로템공인 관계자는 "전셋집 찾는 사람은 점점 늘고 있는데 전세 물건은 씨가 말랐다"며 "보평초등학교 주변 아파트 주인들은 혁신학교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고 말했다.

전셋값 5000만원 올린 '혁신초교의 힘'
광주시 중부면 남한산초등학교 일대에서도 전·월세 물건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 곳은 일반주거지역이 아니어서 아파트가 아닌 상가주택, 단독주택 등을 임차해야 하지만 수요가 넘치고 있다.


중부면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남한산초등학교는 주변 주거환경이 열악해 한때 폐교 위기에 처한 적도 있지만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학교 주변 지하 전셋방도 1억원 정도 줘야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평군 용문면 조현초등학교 주변도 상황이 비슷하다. 용문면 일대 대지 660㎡, 건물 99~132㎡ 규모 단독주택은 전셋값이 1억~1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학교 주변 주택이 부족해 통학이 가능한 주변지역까지 전세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 인근 별장, 전원주택 수요도 꾸준하다.

용문면의 한 중개업자는 "조현초등학교 대기 학생이 180명에 달한다고 전해 들었다"며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워 아예 토지를 사서 전원주택을 짓겠다는 학부모도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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