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준비된' 미소금융 선보인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9.12.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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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 이사장 "성실 상환자는 대출금리 인하"

"두 아이 중 첫째가 어렸을 때는 형편이 너무 어려워 음식도 사주지 못해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나희망재단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한 덕에, 이제는 아이가 먹고 싶다는 건 무엇이든 사주게 됐습니다. 하나희망재단이 이제 미소금융으로 바뀐다는데 아쉬움과 함께 기대도 큽니다." -A씨(하나희망재단 지원대상)

하나금융이 21일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하나미소금융재단 현판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하나금융은 앞선 지난해 9월 설립·운영했던 하나희망재단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준비된 미소금융' 사업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미소금융은 프랜차이즈 창업자금, 창업임차자금, 운영자금, 시설개선자금, 무등록사업자지원자금 등에서 각각 500만~5000만 원의 자금을 연 4.5%이내의 저금리로 대출해줄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승유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하나금융 회장)을 비롯해 김정태 하나미소금융재단 이사장(하나은행장),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박 진 한나라당 의원 등이 참석했으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하나미소금융의 전신인 하나희망재단의 도움을 받아 재기에 성공한 자영업자들이었다.



이들은 현판식 후 열린 간담회에서 밑바닥 삶에서 재기한 과정을 소개, 박수를 받았다. 우려가 큰 미소금융의 성공 가능성도 보여준 셈이다.

군대 제대 후 사업실패로 노숙자 생활까지 했다는 A씨는 현재 노량진에서 월 7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전기공사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어려운 형편에서 결혼까지 했으나 두 아이 양육을 고민하던 차에 지인의 소개로 하나희망재단을 찾아 1700만 원을 빌려 가게를 열었고, 이후 동문 등의 도움으로 사업을 궤도에 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B씨도 통해 재기에 성공한 사례다. 강남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며 월 1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그는 97년 외환위기 때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무척 어려운 생활을 했다고 했다. 월세를 전전하던 차에 하나희망재단에서 2000만원의 자금을 빌려 세탁소를 차렸고, 지금은 종업원도 고용할 정도로 사업이 잘된다고 한다.

청각장애인 C씨 어려운 삶을 전전하던 중 친구가 운영하는 세탁소에 종업원으로 들어가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고, 하나희망재단에서 지원받은 돈으로 일하던 세탁소를 인수했다. 지금은 수입을 모은 돈으로 지원금을 조기 상환하려는 중이다.

하나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부터 올 11월까지 총 216명에게 40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김정태 하나미소금융 이사장은 "하나희망재단을 통해 얻은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미소금융재단을 통해서도 서민과 금융소외계층의 자활을 돕겠다"며 "지방에 거주하는 서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추가로 충청지역 등으로 활동영역을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기존의 서민금융 지원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하겠다는 취지에서 이날 행사명칭도 '출범식'이 아닌 '현판식'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승유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은 "미소금융에서 자금을 지원받은 후 성실히 갚는 사람들에게 대출 금리를 할인해주는 인센티브 등 활성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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