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권오성)는 18일 오후 한 전 총리를 체포해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미화 5만 달러를 받은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지만 한 전 총리가 답변을 거부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곽 전 사장은 "2006년 말 총리공관에서 양복 주머니 양쪽에 각각 2만 달러와 3만 달러를 나눠 담고 한 전 총리를 만나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하면서 돈을 건넨 방식을 상세하게 재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질이 결정되면 두 사람을 한 자리에 불러 돈이 전달된 것이 사실인지, 돈이 전달됐다면 곽 전 사장의 대한석탄공사 사장 인사청탁 명목이었는지, 돈의 성격을 서로 알고 있었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의 대질신문 압박으로 한 전 총리가 뇌물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앞서 검찰은 이날 오후 12시40분쯤 서울 마포구 합정동 노무현재단에서 한 전 총리를 체포했다. 검찰은 지난 16일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뒤 한 전 총리에게 이날 오전 9시까지 출석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응하지 않자 결국 영장을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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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총리는 검사와 수사관에 의해 검찰청사로 압송되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천만번 물어봐도 내 대답은 한결같다.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라며 "나는 그렇게 살지 않았다. 살아온 날의 모든 것을 걸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