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시장 침체가 지속되며 빈 사무실 비율을 뜻하는 공실률이 높게는 5%까지 치솟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요는 줄어드는데 초대형 오피스 공급은 잇따르고 있어 위기를 자초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조정현 기잡니다.
서울의 대표적 상업지구인 강남대로 일댑니다.
곳곳에 임대 현수막이 나부낍니다.
[녹취]상업용건물 중개인 / 음성변조
"현수막을 안 걸어도 임대가 잘 나가는 건물들 조차도 임대가 잘 안 나가다보니까 경쟁적으로 현수막을 거는 경우입니다."
이처럼 공실이 늘어나는 이유는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 사무실을 줄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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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한 업체들은 임대료가 비싼 강남을 떠난 곳도 많습니다.
강남 일대 주요 상업용 건물의 3.3m²당 임대료는 10만 원 선.
관리비도 높게는 4만 원 선으로 강북의 상업지역보다 30~40% 비쌉니다.
업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새로 대규모 건물이 완공되며 공실률은 더욱 높아지는 추셉니다.
[녹취]상업용건물 중개인 / 음성변조
"KT가 이번에 자기네들 사옥을 크게 지었잖아요. 자체적으로 건물을 지어서 주변에 흩어져 있는 것들을 입주를 시키다보니까 르네상스 주변 건물들 공실률이 상당히 높아졌죠."
건물주들은 이중고에 빠졌습니다.
지난 해 여름까지만 해도 7%에 이르렀던 수익률은 공실이 늘며 4%대로 뚝 떨어졌지만, 임차인을 찾긴 갈수록 어렵습니다.
이러다 보니 최근엔 많게는 20%까지 임대료를 깎아주는 대형 빌딩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녹취]상업용건물 중개인 / 음성변조
"좋을 때 그게 없어졌다가, 안 해줘도 세입자들이 들어오려고 발버둥을 쳤으니까, 그러다가 다시 공실률이 생기니까 적용을 한 거지."
"강남 뿐 아니라 강북 도심권의 오피스 시장도 최근 대형 업무용 건물의 공급이 잇따르며 빈 사무실이 증가하는 추셉니다."
수치상으론 강남보다 훨씬. 양호합니다.
3분기 도심 오피스 시장 공실률은 3.2%로 강남의 70%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지난 달부터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한 삼성본관과 옛 대우빌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 공실률은 훨씬 높은 상탭니다.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엔 공급이 부족해 새 건물이 문을 열기도 전에 임대계약이 체결되곤 했던 오피스 시장.
빈 사무실은 느는데 임대 수요는 줄어들고, 공급은 증가하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조정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