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예결위 기습 점거..여야 정면 충돌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9.12.1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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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민주당, 예결위 회의장 점거...오후 2시 예결위 속개

한나라당이 17일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시도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예결위 위원장석을 기습 점거하면서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 40여명은 오전 9시35분 의원총회를 마치고 예결위 회의장으로 진입해 위원장석을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의 몸싸움이 벌어지자 심재철 예결위원장(한나라당)은 오전 10시45분 개회와 동시에 정회를 선언하고 오후 2시에 회의를 속개하기로 했다.



현재 예결위 회의장에는 민주당 의원 40여명이 남아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예결위 회의장에서 전원 철수한 상태다.

여야는 회의가 속개되는 오후 2시 이전까지 여야 원내대표 및 예결위 간사들끼리 접촉해 의견 조율에 나설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소위를 구성해 구체적인 예산심의에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회의장을 점거한 민주당의 행태를 맹비난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예결위 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요불급한 4대강 예산이 있다면 예산 심사를 하면서 삭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는데도 민주당이 소위 구성을 안 하는 것은 독단적인 횡포"라며 "예산심의가 원만하게 되도록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예결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광림 의원은 "소위 구성 이후에 전체회의나 본회의 통과 과정에서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적어도 오늘은 소위가 구성돼야 연내에 예산이 처리될 수 있다"며 "연내에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국회법 절차에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담 이후 예결위 소위를 구성해야 한다며 실력 저지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으로 맞서고 있다.

민주당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예결소위를 가동하면 일주일 정도는 잘 진행되다가 날짜가 임박해오면 시간이 없다며 날치기로 예산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100%라며 "영수회담이 풀릴 때까지 소위 구성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4대강 예산은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강력저지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상치 않게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두고 야당의 기습 점거가 이뤄지자 올 해 안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해 정부가 준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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