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눈' SC제일은행장의 한국어 취임사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9.12.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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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행 인수는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역사상 가장 큰 딜이었습니다. 지금까지 5조원을 투자했는데, 앞으로도 금융 전반에 걸쳐 활발히 투자할 겁니다."

'파란눈' SC제일은행장의 한국어 취임사


리처드 힐 SC금융지주 대표이사 겸 SC제일은행장의 취임 일성이다. 공식 취임 1일을 앞둔 16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 자리. 그는 연신 "지속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한국 친화적인 인물이란 평답게 7분여 동안의 취임사는 모두 한국어로 소화했다.



힐 행장은 "올해 영업점을 40개 늘렸는데 앞으로 2년 동안 1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라면서 "경제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지만 6개월마다 영업점이 25개꼴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1882년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한 이래로 SC의 영업 의지는 강하고, 앞으로도 사람과 비즈니스에 계속 투자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SC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단 1차례의 배당을 하지 않은 것을 꼽았다.



힐 행장은 "부동산 보유 자산이 10억 달러에 달하는데 매각을 해서 생긴 돈을 배당에 쓰지 않고 모두 재투자하고 있다"면서 "영업점을 확충하고 증권사를 설립했으며, 미래 비즈니스를 위해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 진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면서 동시에 인수합병(M&A)를 통해 역동적인 성장을 꿰하겠다는 전략이다. 기회가 있다면 보험사 인수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중소기업과 서민금융 지원에 소홀하다는 비판에 대해선 반박했다. 힐 행장은 "제일은행 인수 당시 모기지를 주로 하다 보니 그런 인식이 강한 것 같다"면서 "중소기업 금융 신규 실적이 10조원에 달하고, 4년간 14%나 성장했다"고 해명했다.


1300억원 규모의 순익 축소 보고와 관련, 당국의 조사를 의식한 듯 "감독원과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또 "때로는 이견을 보이기도 하지만 건전한 관계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고, 금감원을 통해 최적의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와의 '불협화음'에 대해선 '성장통'으로 봐달라고 했다. 그는 "성장을 빨리 하다보니 '노이즈'가 생긴다"면서 "노조와 함께 축구도 하고, 긴밀한 대화를 통해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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